[US오픈테니스] 러 사핀 첫 4강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샘프러스와의 비교는 사양한다.달라진 나를 주목해 달라' .

'코트의 악동' 마라트 사핀(20.러시아.사진)이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올랐다.

6번 시드 사핀은 8일(한국시간) 뉴욕 플러싱 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3시간여의 접전 끝에 14번 시드 니콜라스 키퍼(독일)를 3-1(7-5, 4-6, 7-6, 6-3)로 꺾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러시아 선수가 이 대회 준결승에 오른 것은 1993년 알렉산더 볼코프, 99년 예브게니 카펠니코프 이후 세번째다.

지금까지 경기 도중 80여개의 라켓을 부러뜨리고 벌금 총액이 1만달러(약 1천1백만원)에 이르는 등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사핀은 이날 최고시속 2백13㎞의 총알 서비스(서비스 에이스 16개)와 날카로운 백 핸드 스트로크로 키퍼를 꼼짝못하게 만들었다.

테니스 코치인 어머니의 지도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사핀은 프랑스오픈 8강 진출이 최고성적이었으나 이번 대회에서 성숙한 경기 운영을 보이며 피트 샘프러스(미국)에게 맞설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국 올림픽 대표팀의 일원인 토드 마틴(세계랭킹 32위)도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을 3-1(6-4, 6-4, 3-6, 7-5)로 꺾고 2년 연속 4강에 올라 사핀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로써 남자단식 패권은 피트 샘프러스-레이튼 휴이트, 마라트 사핀-토드 마틴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편 여자복식 2연패를 노리던 윌리엄스 자매(미국)는 동생 세레나의 부상으로 준결승에서 기권했다.

단식 8강전에서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에게 패했던 세레나는 카라 블랙(짐바브웨)-엘레나 리코브체바(러시아)조와 여자복식 4강전을 앞두고 왼발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지난해 챔피언인 세레나는 준준결승에서 탈락, 언니 비너스와 결승 대결이 무산된 데다 부상까지 당해 시드니올림픽 여자복식 우승 전망도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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