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세입자가 전세난 부추긴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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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자기 집이 있으면서도 전월세를 전전하는 ‘부자세입자’들이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20일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황은정 연구원의 ‘자가 보유 전월세 거주가구 주거실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세입자는 평균 1억3148만원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월평균 소득은 405만원 정도로 주로 교육 및 주거 여건이 좋은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양천, 강동, 종로구 등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강남 3구는 이들 비중이 전체 세입자의 27%나 된다.

부자세입자 가운데는 월평균 소득이 1000만 원을 웃도는 가구도 4%가 넘었다.

이에비해 무주택 임차인들의 금융자산은 4752만원, 월평균 소득은 224만원에 불과해 부자세입자와 차이가 컸다.

부자세입자 전체 임대가구의 15.2%로 증가추세

이런 부자세입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05년 전체 임대가구의 10.2%에서 2010년 15.2%로 비중이 높아졌다.

주택구매력이 있는 이들이 전월세를 고집하는 것은 집값이 하락기여서 투자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유세 부담 등 제반 비용을 감안할 때 전월세가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문제는 이들의 75%가량이 전세금 마련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절반에 가까운 45%가 2년 이내 다른 전셋집으로 이사할 계획을 갖고 있어 향후 전셋값 상승세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들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하지 않으면 정부가 쏟아내는 다양한 전월세 안정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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