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불붙은 홈런포에 물 끼얹은 우즈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홈런 선두를 질주중인 우즈(31.두산)가 순간의 분을 참지 못하고 불붙은 자신의 홈런포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우즈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1회 좌월 2점 홈런으로 시즌 37번째 아치를 그린 후 3회 상대 선발 김장백의 공에 왼쪽 겨드랑이 밑쪽을 맞았다.

고의적인 위협구라고 느낀 우즈는 마운드로 다가가 자신을 제지하는 팀 동료들 사이로 손을 뻗어 김장백의 얼굴을 밀었다.

다행스럽게 경기장으로 몰려 나온 양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사태 없이 경기는 계속됐지만 김장백과 우즈는 나란히 퇴장을 당했다.

김장백은 고의 위협구를 던졌고 우즈는 상대 선수에게 손을 댔다는 이유였다.

우즈의 문제는 이날 퇴장이 아니라 조만간 소집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상벌위원회에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더위가 사라지면서 힘을 얻기 시작한 우즈는 이달 들어서만 7개의 홈런을 빼내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홈런 단독 1위로 치고 나왔다.

하지만 홈런 공동 2위인 이승엽(삼성)과 박경완(현대.이상 홈런 35개) 등의 추격권안에 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고 앞으로 경기도 얼마남지 않았다.

이럴때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다면 물리적으로도 홈런 칠 기회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심리적 위축으로 최고조에 이른 타격 감각까지 잃을 수 있다.

출장정지 징계를 받지 않더라도 평상심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없어 이번 퇴장이 본인에게 득보다는 손실이 클 것이 분명하다.

또 데뷔 첫해인 98년부터 3년간 국내 무대에서 성실하게 뛰면서 쌓아온 좋은 이미지도 무너질 수 있다.

이승엽의 부상과 토종들의 올림픽 출전 등으로 홈런왕 탈환의 좋은 기회를 맞은 우즈가 이번 퇴장에도 불구하고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지만 홈런왕에 올랐던 98년의 영광을 다시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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