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분야 삼성전자 독주 시작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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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시대가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6일 반도체 10라인과 11라인 가동 계획을 발표한 것은 D램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확실히 하기 위한 전략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D램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그리고 미국 마이크론사의 3강 체제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D램 분야에서 손을 떼면서 이들 3사의 지배력이 점점 확대돼 올해말에는 3사가 66%의 시장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003년까지 3조8천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 10라인과 11라인의 신규라인을 가동시키는데 비해 현대전자와 마이크론은 별다른 투자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당분간 신규투자는 없고 라인 업그레이드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론도 미국 유타주에 있는 D램 공장 업그레이드만을 계속할 뿐 다른 신규투자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신규투자는 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10라인과 11라인을 본격 가동할 경우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은 64메가 환산으로 연간 6억5천만개에서 10억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지금 20%를 약간 넘는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내년말에는 30%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 현대, 마이크론의 3강 체제에서 삼성전자의 1강체제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이번 신규투자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10라인에서는 전량 128메가D램을, 내년 하반기에 가동하는 11라인 300㎜ 웨이퍼 라인에서는 256메가D램 이상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방침이다.

이는 다른 업체들이 투자재원 부족으로 신규투자를 미루고 있을 때 과감한 투자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투자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64메가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개당 20달러의 고가에 팔아 막대한 신규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신규라인 가동도 D램 시장을 128메가D램 이상 차세대 반도체 위주로 완전히 바꿔 미래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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