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통신] 호주 `언론전쟁' 점입가경

중앙일보

입력

시드니올림픽이 `언론전쟁'에 멍들고 있다.

호주의 양대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과 존 페어팩스의 `페어팩스'간의 대결이 올림픽 흠집내기로 발전하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에는 발행부수 100만의 대중지 `데일리 텔레그래프', `오스트레일리안', 공중파 방송 `채널 7'이, 페어팩스에는 일간지로서 최다발행부수(56만)를 자랑하는 `시드니모닝헤럴드', `에이지'(Age), `파이낸셜리뷰'가 소속돼 있다.

그런데 머독의 뉴스그룹이 올림픽 공식 스폰서로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데서 갈등은 시작됐다. 머독의 독주에 자존심이 구겨진 페어팩스측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비판기사를 잇따라 게재하면서 올림픽 홍보에 비상이 걸린 것.

두 언론재벌간 `전쟁'은 마침내 `가짜사진' 사건에서 절정을 이뤘다.

지난달 30일 헤럴드가 `새로운 올림픽 종목...노숙자 숨기기'라는 제목으로 1면에 실은 노숙자의 사진이 데일리의 취재 결과 연출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데일리는 `사진 조작 헤럴드, 신뢰 상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헤럴드 사진 기자가 한 남자에게 20달러를 주고 수영스타 이안 소프의 대형 사진 아래에서 누워자도록 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헤럴드측은 "연출된 것으로 드러나 해당기자를 징계했다"며 "그러나 올림픽을 고의로 흠집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헤럴드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독자와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에 사죄했다.

머독의 독주에 제동을 걸려다 `자기 꾀에 넘어간' 페어팩스.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페어팩스가 `올림픽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반격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지 주목된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