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 국민주택기금 불법 운용

중앙일보

입력

건설교통부가 1995년부터 98년까지 국민주택기금 1천4백5억원을 39개 업체에 대출했다가 이들 업체가 이 돈을 주식 등에 투자하다 부도를 내는 바람에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주택은행은 지난해 국민주택기금을 운용하면서 1백35억원의 회수 불능 채권을 포함, 악성 채권이 2조7천8백억원(전체 대출금의 7.7%)에 달했는데도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아 실제보다 이익금이 많게 나타나는 등 결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5일 국민주택기금.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산업기반기금 등 3개 국가 기금에 대한 정부.금융기관들의 운용실태를 감사한 결과 35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은행은 97년 말 대출 요건(안전성.유동성 등)에 못미치는 주택건설업체의 대출심사 평점을 부당하게 높인 뒤 공공임대주택 건설자금 12억여원을 대출해주었다가 업체 부도로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96~98년 다른 업체에 공공임대주택 중도금 33억원을 빌려준 뒤 업체의 재정 부실로 기간 내 상환이 안됐는데도 담보를 취득하지 않아 기금 손실을 초래하는 등 4건의 유사한 사례가 적발됐다.

산업자원부는 97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기반 기금을 매년 배정자금의 41~65%만 대출해 기금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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