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집값 전국 최대 하락 왜?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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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지난 12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 삼성리버스위트 전용면적 134㎡형은 13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직전인 11월 같은 5층 같은 크기 아파트가 15억원에 거래된 이후 1억50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초 16억원을 넘었고 2008년에는 17억원까지 거래됐다.

용산구 한강로의 벽산메가트리움 전용면적 116㎡형은 8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 됐다. 이 아파트는 9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2010년중순까지 10억원 이상에 거래됐지만 1억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서울 용산 집값 하락 추세가 가파르다. 국민은행이 발표하는 시군구 집값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용산구 집값은 0.6% 떨어져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매달 -0.1%에서 -0.3%까지 변동률을 보이면서 하락 추세를 이어가다 낙폭이 더 커진 것이다. 이로써 용산구는 지난 한해 집값이 1.3% 하락해 전년(-2.5%)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추세를 이어갔다.

아파트 보다는 단독주택과 빌라 등의 가격 하락폭이 더 크다. 아파트만 따질 경우 지난 12월 용산 지역은 0.2% 하락했고, 지난 한해 용산 전체 아파트값은 평균 0.4%정도 내려갔다.

용산 청파동 K공인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이 미뤄지면서 투자 수요가 완전히 끊겼다”며 “3.3㎡당 3000만원을 넘던 소형 빌라 지분 값이 현재는 2000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 개발 지연으로 실망 매물 늘어

용산 집값 하락폭이 큰 것은 개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로 2008년 급등했던 집값이 사업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강로 Y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쌓여도 찾는 사람이 없어 호가(부르는 값)가 무의미하다”며 “집값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용산역세권 개발을 추진하는 시행사가 토지대금 문제를 해결하고 랜드마크빌딩 설계를 다시 하는 등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추진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으나 보상작업은 여전히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서부이촌동 L공인 관계자는 “이곳엔 10개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운영 중인데 이들 간 의견차이가 크다”며 “시행사가 협상을 위한 조직의 일원화를 요구했지만 쉽지 않아 보상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세 상승을 주도하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예정지 및 그 주변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발예정지에 있는 이촌동 대림아파트 전용면적 59㎡형은 최근 6억3500만원에 실거래 됐는데 최근까지 8억원이상에 거래됐다. 현재 국민은행 시세로 7억6500만~8억7000만원 수준이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대표는 “용산역세권 개발을 위한 토지보상이 원활히 진행되고 본궤도에 들어가야 시세가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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