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진화·복제하는 인공지능 로봇 개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간의 도움없이 자체 진화와 복제가 가능한 첫번째 로봇을 개발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소재 브랜데이스 대학 연구진은 영국의 주간 과학지 `네이처'' 31일자 최신호에 실은 연구 보고서에서 200대의 로봇이 다윈이론에 따라 진화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고안한 로봇의 후손이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의 도전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돌연변이 능력, 즉 환경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녹인뒤 다른 형태로 바꾸는 힘을 가질 수 있어 행성간 탐험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로봇은 기본적인 부품들의 정적인 조합으로 출발한다. 여기에는 어떻게 자신을 전향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지 학습토록 지시된 컴퓨터만 장착된다.

이 로봇 고안물은 마치 자연상태의 생명체가 자연도태과정을 거치듯이 여러 세대에 걸쳐 개선되면서 필요없거나 장애가 되는 부분은 버리는 방법을 배운다.

이후 수십 세대가 경과하면 시뮬레이션상에서 보다 정교해 진 로봇은 어색한 동작을 하게 된다.

다시 수백 세대가 지나면 컴퓨터는 3개의 `가장 적절한 고안물''을 골라내고 3차원 복제기를 이용해 고안물을 구현시킨다. 3차원 복제기는 3차원 형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열 가소성 물질의 층(層)을 만드는 미세한 관 구조물이다.

이때 유일하게 인간의 도움이 필요한데 로봇을 움직이게 해주는 소형 전기모터를 부착하는 작업이 그것이다.

마침내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로봇은 전형적인 로봇과는 형태가 판이하게 다르다. 이 로봇은 간단한 삼각형이나 직사각형이며 막대기 등을 사용해 이동한다.

이렇게 간단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이 로봇은 가상현실과 `물리적인 세계''를 가르는 문지방을 넘어서는 중대한 진전이 될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호드 립슨과 조단 폴락은 자신들의 고안물이 "원시적인 복제 로봇의 일종"이라며 "인공진화시스템이 자동 물질 형성 시스템과 연결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수십번의 개선이 이뤄지더라도 로봇은 여전히 벙어리로 남아 있을 것이며 유지, 보수에는 여전히 인간이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로봇 제작비용은 장난감을 만들어 팔거나 공장 제조공정에 투입하는 형태로 충당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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