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안재만-박연수 LG미래 책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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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의 LG가 차세대 거포 안재만과 박연수의 홈런에 힙입어 손쉽게 1승을 추가, 롯데와의 결전을 위해 부산으로 떠나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30일 잠실 한화와의 경기에서 안병원과 김용수가 이어 던지며 12안타를 집중시켜 11-4의 대승을 이끌었다.

모처럼 활발한 공격력을 발휘한 LG 타선의 축은 다름 아닌 안재만과 박연수. 6번과 7번 타순에 각각 포진한 둘은 5타수 3안타 4타점,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격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특히 1회 터진 안재만의 3점 홈런은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었고, 7회 박연수의 2점 홈런은 쐐기를 박는 마감탄 이었다. 나란히 올시즌 7호 홈런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그간 LG의 홈구장인 잠실보다는 2군 경기가 열리는 구리시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었던 얼굴들.

둘은 공통점이 참 많다. 일단 2차지명 3순위로 LG에 지명된 것이 그 첫 번째. 박연수가 96년에 지명되었지만 신일고 원광대를 졸업하고 실업인 포스틸에서 2년간 활약하다 LG에 합류한 반면 안재만은 배재고 건국대를 졸업하고 LG로 직행했다.

74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188센티의 큰 키를 자랑한다. 다만 박연수가 90킬로인데 반해 안재만은 75킬로로 호리호리한 편.

3년(안)과 2년(박) 동안 2군에서 3할이 넘는 방망이를 휘두르며 내일을 준비해온 이들에게 구리시에서 수년간 한솥밥을 먹던 이광은 감독의 취임은 기회의 출발점이었다. 그간 둘을 유심히 관찰해온 이 감독은 올시즌 전 이미 두 선수의 1군 활용을 마음깊이 새겨놓았던 것.

내야 요원인 안재만은 유격수가 전문이지만 3루, 1루 등 어느 위치의 백업도 문제없다. 박연수는 LG의 최대 고민인 외야수비가 그나마 안정적이고 어깨도 강한 편이라 다듬기 여부에 따라선 큼직한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의 호타에 자극받은 고참들도 분발과 함께 치열한 도전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어 선의의 대결은 팀내로 퍼져나가는 양상.

안재만과 박연수. 둘의 올시즌 목표는 팬과 코칭스텝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 내년시즌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에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둘의 방망이는 오늘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허공을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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