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 보세요] 손발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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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학교 2학년인 아들이 고등학생 때부터 심하게 화가 나거나 흥분하면 손발이 마비되면서 눈동자 초점도 흐려집니다. 그때마다 주물러주면서 찬물 마사지를 해주면 한참 후 좋아지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요. (수원 민철이 아버지)

<답> 민철군은 분노심.충동심 등 감정적인 문제를 신체적으로 표현한다고 봐야 해요. 의학적으로 전환장애(轉換障碍)라는 병인데 철민군의 경우도 화나는 상황에서 적절히 분노심을 느끼고 표현하지 못하고 대신 팔다리 마비 등으로 이를 해소하는 겁니다.

증상은 마비 뿐 아니라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물체를 못보는 경우 등 다양합니다.

물론 이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본인은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모르지요. 환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가장 많고 여자에게서 더 흔히 발병합니다.

민철군의 평상시 성격은 어땠나요? 유난히 남의 주의를 끌거나 인정받기를 좋아하고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일이 잘못 될 때 남의 탓으로 돌리는 성격을 가진 환자가 많습니다. 또 자신의 감정 표현을 적절히 잘하는 서구보다 우리나라에 환자가 더 많고요.

민철이는 우선 마비가 올 만한 신경학적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검사상 이상이 없을 땐 단기간 벤조다이아제핀 계통의 진정제나 항불안제 등을 복용하면 증상은 금방 없어질 거에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재발을 막기 위해선 상담을 통해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본인이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타고난 성격은 못바꾸지만 본인이 발병원인을 인식하게 되면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비슷한 상황에서 자신을 조절하는 법을 터득하거든요.

◇ 문의내용을 정보과학부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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