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자금난에 재건축시장 썰렁

중앙일보

입력

하반기 재건축 수주시장이 조용하다. 건설업계에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사라졌다.

지난 19일 실시된 서울 개포동 주공2단지아파트 재건축조합 총회에서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단독 응찰, 시공권을 따냈다.

이 사업에 대림산업도 참여의향서를 냈으나 막판에 빠졌다.

지난 3월 1단지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삼성물산-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맞고소 사태까지 벌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또 잠실 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은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LG건설이 각 33.3%의 지분으로 참여키로 결정됐다.

27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는 이 안에 대한 찬반투표만 거쳤다.

기존 3천9백30가구를 4천9백여 가구로 짓는 이 단지는 하반기 서울 최대 규모의 재건축사업으로 업계에서 눈독을 들여왔던 곳. 31일 시공사가 결정될 강동 시영1단지도 차분하다.

현재 현대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과 롯데건설.삼성물산 등 3개 그룹이 참여 의향서를 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이미 확보한 물량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수주가 무리라고 판단, 최근 포기했다.

이같은 현상은 현대건설이 자금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수주에 소극적인데다 다른 업체들도 돈이 먼저 들어가는 선(先)투자사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포 2, 3단지 등 앞으로 시공사가 선정될 대형 재건축 수주시장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 이희연 전무는 "건설업체들이 너나없이 어려움이 겪고 있는 판에 회수기간이 긴 대규모 재건축사업에 선뜻 나설 수가 없는 형편" 이라며 "이 때문에 업체들간 자율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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