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聯 임원 `반바지' 의무화

중앙일보

입력

"이거 원 쑥스러워서…"

대한수영연맹(회장 심홍택)이 이달 말 MBC배대회(8.28∼30.대구두류수영장)부터 모든 대회 임원의 반바지 차림을 의무화해 화제가 되고 있다.

여름철 경기장이 내부 온도가 40도를 넘는 찜통인 점을 감안, 후텁지근한 양복대신 시원한 반소매 와이셔츠와 반바지 착용을 `강제' 규정한 것.

연맹은 심홍택 회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25일 흰색 운동화를 포함한 유니폼을 단체 구입해 회장부터 평이사까지 임원들에게 보냈다.

선수들이 중요한 곳만 가린 채 우열을 다투는 수영계는 일반의 생각과 달리 매우 보수적인 세계.

따라서 파격적인 반바지 차림을 놓고 연맹 내부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특히 연로한 일부 임원들은 "반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다닐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아이들 앞에서 어른들이 다리를 드러내놓고 편안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심홍택 회장이 이러한 내부 반발을 예상하고 파격적 조치를 내린 것은 오로지 업무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다.

심 회장은 "먼저 몸이 편해야 일도 잘 된다"고 `지론'을 역설한 뒤 "반바지 차림은 이미 서구에서는 보편화한 것"이라며 "어른들부터 사고가 바뀌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고 강조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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