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고졸 신인·초등생 유학 보내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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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본고장에 가서 선진기술 축구를 배워오겠습니다."

올해 초 프로축구 부천 SK 2군팀에 입단한 1982년생 김순호(18)와 83년생 김인우(17)는 23일 오후 설레는 마음으로 브라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올해 입단한 고졸 신인 7명중 2명을 뽑아 축구 해외유학을 보내는 구단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로 선정됐다.

오는 10월 9일까지 45일 동안 브라질의 명문 축구 교실인 카레카 클럽에서 본바닥 축구를 체험한다. 기본기 교육은 물론 20세 미만 리그에 출전할 기회도 주어진다.

조윤환 감독은 "한국 축구에 갇히지 않고 넓은 경험을 하는 것이 자라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며 "정상의 선수들과 경기를 하다보면 축구에 대한 생각 자체도 바뀔 수 있다" 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천 구단은 성과가 좋을 경우 해외유학을 정례화해 내년에 뽑는 선수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성남 일화는 11월 정규 리그가 끝나는 대로 박규남 단장과 김영진 사무국장이 직접 브라질을 찾기로 했다. 축구유학에 적당한 교육기관 물색을 위해서다.

성남이 잡아놓은 유학 대상엔 초.중등생까지 포함돼 있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프로팀으로 직행하는 고등학생의 경우 바로 실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고 있다.

발 빠르게 움직여 해외 유학생을 보낸 곳도 있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는 지난해 연고 고등학교에 진학이 확정된 중학생 15명을 선정, 올 3월 브라질의 지코 축구교실에 유학보냈다.

이들의 유학기간은 1년. 축구교실 수강료와 현지 고교 수업료를 포함한 비용만 45만달러(약 4억9천5백만원)에 이른다.

또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각각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고졸 신인 8명을 크로아티아와 독일에 나눠 유학보냈다.

프로축구연맹 김진형씨는 "국내에 적당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구단들이 젊은 선수들을 해외로 유학보낸다" 며 "비싼 돈 주고 외국 선수를 사오기보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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