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나를…" 女기자 장난에 1500명 경찰 동원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렌 감바 [사진=엘헤랄도]

누군가 장난삼아 보낸 문자 한 통에 콜롬비아 경찰이 발칵 뒤집혔다. 현지 언론인 엘헤랄도는 한 방송국의 여기자가 자신이 납치된 것처럼 경찰에 장난 문자를 보냈다가 경찰이 대거 출동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롬비아 캐피탈 방송국에서 근무 중인 여기자 카렌 감바는 이날 오후 택시를 타고 퇴근을 하던 중 이런 장난을 쳤다. 평소 알고 지내던 경찰 간부에게 "택시 번호가 허가증에 기재된 것과 다르다" "택시가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 납치인 것 같다" "택시 기사에게 모든 소지품을 뺏겼고, 은행 계좌에서 돈을 뽑을 것을 강요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경찰은 급하게 `여기자 구출작전`을 펼쳤다. 콜롬비아에선 납치사건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의심할 새가 없었다. 콜롬비아 경찰 수뇌부는 "여기자가 탄 택시를 찾아라"는 명령을 내렸고, 1500여 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감바의 거짓말이었다. 그녀는 이미 집에 도착해 술에 취한 채로 쓰러져 잠을 자고 있었다. 뒤늦게 택시를 검거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택시기사 역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바는 "전부 오해고 장난이었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그녀의 무책임한 자세에 경찰은 물론, 그녀가 일하는 방송국에서도 비난을 쏟고 있다. 방송국 측은 "기자 개인의 장난이었을 뿐, 본 사건은 방송국과 무관하다"며 "여기자에게 책임을 묻고 퇴출 등의 징계를 내릴 예정"이라는 성명을 냈다.

유혜은 리포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