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짝꿍 인터넷서 찾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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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게 누구야" "진짜 오랜만이다." "너 옛날하고 하나도 안 변했다."

서울 강남역이나 신촌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음식점이나 술자리에서 이런 소리를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모두 학교 동창회 모임이다.

이젠 연예인들만 TV에 나와 초등학교 동창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일반인들도 친구를 찾아주는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면 십수년전에 헤어진 친구도 만날 수 있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사이트는 바로 다음(http://www.daum.net),싸이월드 (http://www.cyworld.com)
동창114닷컴(http://www.dongchang114.com),학창시절(http://www.schooldays.co.kr),
동문닷컴(http://www.DongMoon.com)등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인터넷에 동창을 찾는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이트(http://www.iloveschool.co.kr)가 처음 개설되고부터 동창회 열풍은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 사이트는 현재 회원이 3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터넷업계에서는 '아이러브스쿨'을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이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독특한 우리네 동문문화와 인터넷의 결합=아련한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한국인의 심리를 인터넷에 접목시킨 것이다. 동창찾기 붐이 일면서 갖가지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아이러브스쿨'사이트의 만남성공담 코너에는 옛 동창이나 은사를 만난 회원들이 기쁨을 들떠 올린 글만 1,000여건에 이른다.

'20년만에 만난 동창', '짝궁을 찾다보니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는 등 읽기만 해도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초등학교 동창찾기 가장 인기="하하하...*^^*너무 즐거운 2박 3일이었다.속초에서의 하루하루가 바로 우리의 무대였지 동해안을 가르는 바나나 보트의 그 짜맀한 맛.그리구 진국이가 사준 회 한접시와 소주 한잔 게다가 패스포트의 맛...파도타기..바다에 빠뜨리기등...말로는 다 설명할 수가 없군,..."

"징징거리는 아이처럼 슬슬 비를 뿌려대던 지난 토요일.. 이 날, 나는 한 남자의 십 팔 년만에 재회하는 '첫사랑'이었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 사귀는 이른바 '초등학교 동창생 커플'이 심심찮게 늘어나 새로운 결혼 풍속도로 등장하는 것도 동창찾기 사이트가 만들어낸 위력이다.

그러나 항상 로맨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녀공학인 초등학교 동창찾기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비해 훨씬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을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유부남·유부녀 탈선 부작용도="나의 첫사랑이었던 그녀를 만났다. 3일동안… 16년의 기다림에 지쳤던 내게 단비 같던 그녀. 그러나 나는 집사람과 아들 하나….(중략)
그녀에게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고 할 수 없는 나….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약혼식까지 했다가 사이트를 통해 우연히 초등학교 시절 짝꿍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고통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통신란에 "인연이 되면 만나는 건데 우후죽순격으로 반창회를 만드는 것은 보기에 흉하다. 초등학교 시절의 풋풋한 감정가지고 있던 사이였는데 어른이 된 지금 눈맞아 여관을 들락날락거리는 풍경을 보면 순결한 추억이 꼭 더렵혀진 것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Joins.com 황지연 기자<teresa96@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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