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콩코드 여섯대 운항면허 정지

중앙일보

입력

'아듀, 콩코드' .
날렵한 자태를 뽐내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대서양을 횡단하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마침내 날개를 접었다.

프랑스 민간항공국(DGAC)은 16일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 여섯대의 운항면허를 정지시켰다. 영국항공(BA)소속 콩코드 일곱대의 면허가 정지된지 하루만의 일이며 1백13명의 희생자를 낸 콩코드 추락 참사 발생 22일만이다.

당국은 잠정적인 조치라고 말하지만 양국 항공 전문가들은 콩코드가 사실상 퇴역했다고 해석한다. 재취항에 필요한 안전성 확보가 쉽지 않고 경제적 문제도 있어서다. 콩코드기는 이륙시 타이어가 파열되면서 점화된 불꽃이 엔진에 옮겨붙어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왜 타이어가 파열됐고▶어떻게 화재로 이어졌으며▶엔진 화재가 추락을 일으킬 만큼 치명적이었던 이유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양국 항공 관계자들은 17일 런던에서 회합을 갖고 의문점 규명과 함께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콩코드의 설계 변경 작업 등을 논의했다. 설계 변경의 필요성이 지적되는 곳은 크게 두 부분이다. 이.착륙 기어부와 날개의 엔진부다.

이.착륙 기어가 엔진과 너무 가깝게 설계돼 있어 타이어 파열이 곧바로 엔진 고장을 유발할 수 있고 두 날개에 두개씩 장착된 엔진이 나란히 맞닿아 있어 엔진 한곳에서 화재가 나면 나머지 엔진에도 불이 옮겨 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콩코드의 구조를 변경하는 데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고 몇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에어프랑스의 경우 파리 - 뉴욕 왕복 티켓이 최소 5만프랑(약 8백만원)이나 하는 높은 탑승료에도 불구하고 콩코드의 매출액은 연간 9억프랑(약1천4백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3%에 불과했다.

이런 마당에 재운항을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설계를 변경하는 건 유럽 기술력의 자존심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들이 많다.

장 클로드 개소 프랑스 교통장관은 16일 "콩코드의 완전 은퇴를 생각하고 있지 않으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재운항을 허가할 수 없다" 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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