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SOC예산, 사상 첫 감소세 전망

중앙일보

입력

우리 나라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15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최근 기획예산처에 내년도 SOC 예산으로 모두 18조원을 요청했으나 최근 종료된 기획예산처의 중간 심의과정에서 무려 7조원이나 줄어든 11조원으로 축소 조정됐다.

이는 올해 SOC예산 14조1천억원보다 18% 가량 감소한 것이어서 내년 도로 등 SOC사업과 주택건설에 치중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무더기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예산안은 이달말께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SOC부문 예산의 대폭적인 감소는 일단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8, 99년에도 SOC예산을 증액해 실업난 해소에 기여해왔으나 내년엔 복지.지방재정 확충 등에 상당액의 예산이 필요해 이처럼 SOC예산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내년 SOC예산이 정기국회 등 남은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되더라도 내년중 도로와 공항, 수자원 등 대규모 SOC 확충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특히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상위 100대 건설업체중 약 40%가 관리상태에 돌입한 점 등을 감안, 이번 SOC예산 축소가 건설경기 회복에 상당한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도별 국가 SOC예산은 95년 6조7천억원, 96년 8조3천억원, 97년 10조3천억원, 98년 11조6천억원, 99년 13조4천억원에 이어 올해 14조1천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율을 보여왔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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