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드니 야구 드림팀, 외양보다는 내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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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야구 첫 메달에 도전하는 시드니 드림팀은 지명도 보다는 실력과 조직력에 비중을 두고 선발됐다는 평가다.

선발 선수 면면을 보면 과거의 명성과 인기도를 떠나 개인 기록 부문 상위에 올라 있으면서 팀 플레이에 충실할 수 있는 선수들이 뽑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기준에 따라 해외파로 군 면제와 연계돼 선발이 유력하던 김선우(보스턴 레드삭스)도 선발위원들의 현지 점검 결과 기대 이하라는 판정이 나와 배제됐다.

다승 공동 5위 김진웅(삼성)도 선발로 검토됐지만 최근 성적이 부진해 국가 대표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또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드림팀에 포함됐거나 올시즌 올스타에 뽑혔던 박정태.마해영(이상 롯데), 유지현.양준혁(이상 LG) 등 쟁쟁한 스타들도 빠졌다.

선발된 선수들과 포지션이 겹치거나 최근 성적이 부진하고 타격과 수비, 주루플레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어느 한 곳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령탑을 맡은 `코끼리' 김응용 감독도 "팀간 안배, 지명도 등 경기력 외적 요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선수들만 뽑았다"고 밝혔다.

'98방콕아시안게임 드림팀이 군 면제 부대였고 아시아선수권대회 드림팀이 조직력을 무시한 채 각 구단 4번 타자들만 모았다는 전철을 밟지 않은 것이다.

선발에는 김수경, 정민태(이상 현대) 등 방어율 3점대 이하로 다승 공동 7위내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최소한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막을 수 있다.

박석진(롯데)과 아마추어 대표팀 에이스 정대현(경희대) 등이 중간 계투로 투입돼 선발진과 진필중(두산) 등 최강의 마무리를 무난하게 연결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언더핸드 투수에 약한 미국 등 비아시아권팀을 겨냥해 포함된 임창용과 박석진,정대현 등 잠수함 투수 3명의 활약도 기대된다.

하지만 강팀인 미국과 쿠바, 일본외에 다른 팀에도 트리플 A급 선수들이 7~8명씩 포진돼 있어 투수진들이 상대 타선을 제대로 막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내외야 수비진은 국내 리그를 통해 빠른 발과 빼어난 센스로 탄탄한 수비력을 검증 받은 선수들로 구성돼 큰 염려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공격에서도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상위 타선과 막강 파워로 득점기회에 강한 중심 타선, 상위타선과 연결시켜 줄 하위 타선을 고루게 짤수 있는 선수들이 뽑혔다.

또 타율, 홈런, 도루, 최다안타, 출루율 등 개인 기록에서도 상위에 올라있다.

이병규(LG), 정수근(두산) 등이 득점 기회를 만들고 박재홍(현대), 이승엽(삼성), 김동주(두산), 김기태(삼성) 등 중심 타선의 적시타로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박경완(현대), 김민호(두산) 등의 하위타선도 파워와 정교함을 갖추고 있어 타선의 조직력면에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병규, 정수근의 빠른 발이 상대 내야 수비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프로 중심이어서 팀 분위기와 정신력에 문제점이 예상되지만 투혼의 사나이 김기태가 주장을 맡아 아마추어 이상의 투지와 노련미가 예상된다.(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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