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브랜드 대단지 분양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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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10대 건설사가 2012년 전국에 공급하는 물량이 10만가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로 업체마다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는 가운데 신규 분양 가구수는 오히려 올해보다 약 30% 늘어난 것이다. 이는 재건축·재개발·뉴타운 등 수도권의 대형 프로젝트를 이들이 독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5일 연합뉴스와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10대 건설사를 상대로 내년 잠정 분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규 공급물량이 10만7298가구에 달했다. 올해 실적보다 30%, 최근 3년간(2009~2011년) 평균치인 6만3380가구에 비하면 40%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물량이 8만3757가구로 78%를 차지했다. 서울은 3만4187가구, 경기도는 3만3816가구로 각각 올해 실적치의 2배를 웃돌았다. 특히 인천은 올해 3888가구에서 1만5754가구로 급증했다.

반면 지방 5대광역시와 기타 지방은 각각 1만4824가구(14%)와 8717가구(8%)에 그쳤다. 부산과 울산, 경남, 충남 등 올해 주요 공급지에서 물량이 확 줄었다.

내년 계획은 올해 분양 성적과 정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지방 15만1092가구, 수도권 10만9152가구 등 총 26만244가구를 신규 공급했다. 지방은 `부동산 훈풍`을 타고 작년 공급량인 7만5164가구의 2배를 훌쩍 넘겼다.

대형 건설사가 대형 프로젝트 독식

올해 청약경쟁률 10위권은 부산과 세종시가 휩쓸었고 3.3㎡당 분양가도 지방은 6% 오른 703만원, 수도권은 9% 감소한 1230만원으로 격차를 좁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 건설사가 `찬바람 부는` 수도권으로 발길을 돌린 것은 굵직한 도심정비사업 물량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재건축·재개발·뉴타운 등 수도권 도심정비사업지에서 쏟아져 나올 대규모 일반 분양 물량이 내년 분양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위가 넓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도심정비사업은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과 주민들간 협의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그간 일반 분양을 미뤄왔다. 실제 서울시가 1차 뉴타운 시범지구로 지정했던 왕십리뉴타운은 최근에서야 10년만에 첫 분양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왕십리뉴타운을 비롯해 아현·북아현·가재울뉴타운 등이 줄줄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김포한강신도시·광교신도시·동탄신도시·파주신도시 등 신도시 물량이 대규모로 풀릴 예정이다. 한동안 뜸했던 인천 송도국제도시도 다시 대단지 물량을 내놓는다.

10대 건설사의 내년 분양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린 것은 이들이 주택시장 부문을 도심정비사업으로 `선택과 집중`한 결과이기도 하다.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유럽발 재정위기 등 외부 불확실성이 여전해 안전한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지구촌 재정위기, 김정일 사망까지 더해져 주택구매심리가 더 위축될 것"이라면서 "재개발 등은 일반 분양 물량이 적고 입지의 우수성이 검증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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