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자금사정] 두달내 5,500억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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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추가 자구계획은 부동산은 줄이고 유가증권 매각에 무게를 실었다.

충남 서산농장.인천 철구공장 매각이 빠지고 현대중공업.현대상선 주식매각이 추가됐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주식을 토대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면 비교적 쉽게 3천3백억원 정도를 조달하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매각으로 2천억원을 확보해 현대건설의 회사채를 매입해주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유가증권 매각으로 한두달 안에 6천2백31억원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유동성에 문제가 없을 것" 이라며 "부동산도 대부분 조기매각이 가능한 것들이어서 연말께 자구계획 이행이 가시화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해외공사 미수금 채권을 할인매각하는 방법으로 1천8백16억원을 조달하는 방안도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은 "유럽계 은행과 이들 채권의 할인매각을 놓고 막바지 협상 중" 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처분계획도 그전 자구안보다 구체적이다. 현대는 아파트 공사를 수주할 때 지급한 땅값 1천4백73억원을 개발신탁 방식으로 회수하기 위해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채권단도 현대그룹이 이른 시일 안에 현실화할 수 있는 자구책을 추가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이번 자구계획을 착실히 이행하기만 하면 7월말 현재 5조4천억원인 현대건설의 차입금이 적정수준인 4조3백28억원까지 줄어들 것" 이라며 "단기 차입금 위주의 차입금 구조도 장기 중심으로 개선될 것" 이라고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현대가 성실한 자구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평가했으며, 이르면 14일 중 전체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회사채.기업어음(CP)등 현대건설의 기존 차입금을 계속 만기 연장해주는 등 지원할 계획이다.

金행장은 "9월까지만 만기를 연장해주면 현대건설이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이르면 10월부터는 기존 차입금을 자력으로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면서 "현대측이 자구책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점검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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