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구호 웹사이트 규제 나서

중앙일보

입력

독일의 인터넷 주소 할당 기구인 데니크(Denic)가 최근 `하일히틀''(www.heil-hitler.com) 도메인을 허용한 후 독일 정부가 이같은 신 나치주의 식 도메인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헤르타 도이블러 그멜린 독일 법무장관은 8일 데니크와 접촉해 불법적인 나치 구호 도메인을 삭제할 것을 요청,일반인들이 이러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아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WDR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메인 등록에 대한 기준을 검토한 결과 명백한 위법이 있을 경우 삭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니크와 베를린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인 `슈트라토 AG''는 이러한 사이트의 등록은 검토절차 없이 완전 자동화된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데니크의 대변인은 "매월 20만 건의 등록 예약이 폭주해 모든 도메인을 검토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멜린 법무장관은 그러한 설명이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 반(反)유대주의와 인종주의 또는 명백한 나치주의를 자극하는 표현이 섞인 도메인을 솎아낼 기술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일은 최근 극우주의와 반(反) 외국인 테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독일정부 관리들과 독일 내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에 대해 비난과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 이후부터 사이버 공간이 극단주의자들의 주요 활동 무대로 이용되면서 현재 극우 집단의 홈페이지가 무려 320개에 달하고 있다고 독일 헌법수호청(BfV)이 연례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한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휴가 도중인 7일 밤 TV 회견을 통해 극우 집단에 대한 더 강력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 "보다 강한 경찰력과 법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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