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조페 감독의〈굿바이 러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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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포인트
너무나 뻔한 스토리에 활기를 불어넣는 개성파들의 연기. 특히 산드라의 이중적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과 절묘하게 편곡된 영화의 메인 테마음악

롤랑조페의 99년작〈굿바이 러버〉는 롤랑조페 감독이〈주홍글씨〉이후 5년만에 내놓은 신작으로〈미션〉〈시티 오브 조이〉등 그의 전작들이 풍기던 대작의 느낌과 크게 다르다. 오히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이 젊은 감각의 트렌드 무비에 가깝다.

이야기는 일탈적 사랑에 빠진 4명의 연인들을 축으로 진행된다. 동생의 아내 산드라와 정부 사이인 벤(돈 존슨)은 점점 깊어져 가는 산드라(패트리샤 아퀘트)와의 관계가 부담스러워 부하직원인 순진한 페기(메리 루이즈 파커)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려 한다.이를 질투한 산드라는 남편 제이크(더모트 몰리니)에게 그간의 일을 실토하고 함께 벤을 살해하게 되면서 사건은 반전을 거듭하며 엉뚱한 결말로 치닫게 된다.

〈굿바이 러버〉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다. 계속되는 반전, 섹스와 스릴러와 코미디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는 너무 뻔하다. 영화 속 모든 살인과 반전은 너무나도 예측이 가능해 실망스러울 정도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출연자들의 개성있는 연기가 너무나 뻔한 스토리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연신 따라 부르는 악녀 패트리샤 아퀘트의 오묘한 캐릭터는 영화 전반에 걸쳐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리 오래 나오진 않지만 다양한 폭의 연기를 소화해 내는 돈 존슨과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더모트 멀리니도 매력있고 메리 루이즈 파커의 순진무구한 왕 내숭연기는 가증(?)스럽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사운드 오브 뮤직'과 절묘하게 편곡된 영화의 메인테마.산드라의 이중적 캐릭터를 그대로 드러낸다. 반복되는 투영으로 일탈적 사랑을 하는 연인들의 배신과 시기를 상징하는 투명 유리로 만든 세트도 인상적이다.
26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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