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분리 이번주 중 해결"

중앙일보

입력

현대그룹 사태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 계열분리 문제가 이번주 중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이 정몽구(鄭夢九)현대자동차 회장의 경영일선 후퇴와 문제 경영인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은 9일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 문제는 이번주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李위원장은 "현대자동차 계열분리의 관건인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을 채권단에 위임하고, 鄭전명예회장 명의의 자동차 지분 포기각서에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연명해 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李위원장은 "지분 포기각서에는 향후 어떤 일이 있어도 자동차 지분을 다시 찾아오지 않겠다는 표현이 들어 있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그룹도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 방안을 먼저 발표한 뒤 자구(自救)계획과 경영진 교체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키로 했다.

현대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 사항을 한꺼번에 19일까지 해결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며 "이번주 안에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 방안과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시기를 발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경림(金璟林)외환은행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3부자(父子)퇴진은 현대측이 전국민에게 약속한 사항" 이라며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은 이미 일선에서 떠난 만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물러나야 이 약속이 완전히 지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밝혔다. 채권은행단의 최고책임자가 현대 3부자와 경영진의 거취를 직접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또 문제 경영진 퇴진에 대해 "경영진이 부실경영에 책임을 지는 것은 기업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 이라며 "경영진의 진퇴 문제는 주주총회의 결의사항이긴 하지만 사퇴할 자유는 있지 않으냐" 며 이들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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