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엔 20%가 전자화폐"

중앙일보

입력

2004년 국내 전자화폐의 사용 규모는 4조3천억원으로 전체 화폐의 5분의1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새로운 통화 환경에 대비하고 업계는 중구난방식의 전자화폐 시스템 개발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한은에 의뢰해 만든 '전자화폐 시대가 열린다' 는 보고서에서 서울 강남 등지에서 시범사용 중인 전자화폐가 전국에 통용될 경우 기존 종이화폐를 대체하는 액수가 2002년 1조9천억원, 2004년 4조3천억원, 2008년 7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연간 화폐발행 금액에서 전자화폐(카드.네트워크형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9.9%에서 2004년 20%, 2008년 28.9%로 커질 전망이다.

보고서를 만든 탁승호 한국은행 수석조사역은 "전자화폐가 널리 쓰이면 어음.수표 등 현금 이외의 결제수단 의존비율이 30.8%에 달하는 한국이 전자결제로 이행하기 쉬운 여건을 갖췄다" 으로 전망했다.

미국(10.2%).영국(4.5%)등보다 이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

이에 대해 강형문(姜亨文)한은 부총재보는 "전자화폐가 많이 쓰인다고 통화지표를 산출하기 어렵게 되는 것은 아니다" 면서 "하지만 민간의 현금통화 비중이 줄어드는 등 통화환경 변화가 예상돼 대응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고 밝혔다.

제멋대로 전자화폐 개발에 나서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상의는 "표준을 정하지 않은 채 전자화폐 개발을 제각각 진행할 경우 1980년대 신용카드 도입 때처럼 카드회사간 중복투자.호환성 결여 같은 혼란이 재연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이를 막기 위해 ▶전자화폐용 카드.소프트웨어.단말기간 호환▶카드형.네트워크형 겸용▶금융기관 공동시스템 구축▶국제 호환성 규격 및 운영체제 개발▶위.변조 등 부정 사용 방지▶프라이버시 보호 등 요건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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