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만점 식사교육을 위해 엄마가 알아야 할 것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를 자기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자신한다. 물론 평소 자녀와 속 깊은 대화를 지속적으로 나누는 엄마에게는 그런 자신감이 허용된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절대 시간이 줄고,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 내용도 한정되다 보면 엄마가 모르는 아이들의 마음이 따로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보는 아이가 그리고 내가 아는 아이가 실제로는 다른 생각과 생활을 펼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부모와 자식의 유대가 약하다는 이야기로 오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너무 가깝다 보니 오히려 알 수 없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다. 마치 등잔 밑이 어두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특히 우리 나라 엄마들한테 심한 아이집착, 아이중독으로 인한 엄마의 일방적인 바램이나 요구는 아이의 진짜 실체를 왜곡시킬 수 있다. 특히 음식에 관한 한 부모와 아이 사이의 숨바꼭질은 끝이 없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한다면 엄마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체형을 위해 보다 솔직한 대화기술과 진지한 철학적 견해를 아이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습관과 생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중의 하나는 엄마와의 관계이다.

▲ 박민수 박사의 아이결정인자. 아이결정인자의 각 구성성분은 아이의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차지비중이 달라진다. 소아청소년의 초기 성숙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관계이며,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엄마와의 관계가 압도적이다. 엄마와의 관계는 아이성장의 주토양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때로는 커다란 스트레스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만약 아이가 이러저러한 행동을 한다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 없듯이 그 모방의 가장 주된 제공원이자 정당성 제공자는 ‘엄마>형제>친구>아빠’ 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순서는 아빠의 노력여하에 따라 상당히 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가 잘못된 식습관으로 비만의 길에 접어들었다면 아이만 나무랄 것이 아니라 엄마 역시 스스로를 반성해보아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식사라는 중요한 삶의 일부를 소홀히 대하고 있지 않았던가 하고 말이다. 엄마의 무관심이나 무지, 나쁜 환경, 스트레스 등이 누적되다 보면 아이들의 비만 또한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만다.

따라서 식사의 중요성과 입지를 회복하는 엄마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내 아이가 이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다른 일에 대한 열정과 정성만큼 아이들의 식사에도 시간과 정력을 할애해야 한다. 식사교육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재테크나 운동도 투자와 연습이 중요하듯이 식사교육도 시간과 정성, 그리고 부단한 학습이 중요하다.

아래항목은 만점 식사교육을 위해 엄마가 학습해야 할 것이다.

첫째,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음식이 건강을 해치는지 공부하라.
둘째, 우리 아이의 식사기호를 파악하라.
왜 다른 것들은 열심히 물어보고 테스트를 하고 점수를 매기면서, 우리 아이들의 식사기호에 대해서는 알아보지 않는가? 우리 아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음식을 싫어하는지 차근차근 체크하라.
셋째, 우리 아이의 식사습관을 간파하라.
우리 아이의 문제점과 강점, 장점을 모두 파악하면 더 빠르게 식습관을 교정할 수 있다. 아이에게 단점만 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우리 아이가 가진 식습관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넷째, 요리에 대한 공부를 멈추지 마라.
모두가 절대 미각이나 요리 지능을 타고 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레시피 대로 하면서 엄마의 정성을 담는다면 어지간한 고급음식점 음식에 못지 않을 수 있다. 소질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연습하고 공부해보라.
다섯째, 올바른 식사법, 음식 섭취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라.
천천히 적은 양을 꼭꼭 씹어 국물 없이 먹는 기본기를 배우고 또 익히라. 그리고 아이에게 이를 인내심을 갖고 가르치라.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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