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생각난다’ 용산 클라우드 빌딩 디자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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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 쌍둥이 빌딩(사진 왼쪽)이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질 때의 세계무역센터(WTC·사진 오른쪽)를 연상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뉴욕데일리뉴스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건축설계회사인 MVRDV는 지난 6일 지상 300m(60층), 260m(54층) 규모의 쌍둥이 주상복합 아파트 시안을 공개했다. MVRDV 측은 “중간지점인 27~36층의 10개 층을 구름 이미지를 형상화한 픽셀화된 구름(Pixelated Cloud) 디자인으로 연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안 공개 직후 이 건물이 ‘9·11 테러를 연상케 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9일 네덜란드 일간지 알게민 다그블라드는 ‘(용산 주상복합아파트가 뉴욕) 쌍둥이 빌딩에서 영감을 얻었나’라는 제목으로 MVRDV의 디자인을 1면 톱에 게재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MVRDV는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난민들을 위한 피난처를 디자인할 때도 건물 디자인을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휘어지게 만들어놔 미국인의 분노를 산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MVRDV 측은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용산 프로젝트가 9·11 테러를 연상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설계 과정에서 9·11과 유사성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유감을 표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디자인을 바꿀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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