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젖으로 치명적 유아 질병 치료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 연구팀이 치료물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형질전환 토끼의 젖으로 치명적인 병에 걸린 4명의 아기를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치료에 성공한 질병은 `폼페병(Pompe''disease)''으로 `a-글루코시다제''라는 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근육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호흡곤란과, 근력부족, 심장근육 질환 등의 증세를 보이고 구르거나 앉는 기본적인 기능 조차 할 수 없으며 첫 돌이 되기 전에 사망하게 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소피아아동병원 연구팀은 토끼에게 젖에서 a-글루코시다제가 생산되도록 인간의 유전자를 삽입한 뒤 토끼 젖에서 뽑아낸 효소로 폼페병에 걸린 4명의 아기를 치료했다.

토끼 젖에서 뽑아낸 a-글루코시다제는 아기들의 근육을 자극해 제 기능을 회복시켰으며 근력이 강해지고 심장기능도 개선됐다. 증상이 가장 가벼웠던 한 아기는 12개월께에는 도움을 받아 일어설 수 있게 됐
다. 이는 폼페병 환자 아기에게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또 증상이 심각한 두명의 아기는 치료를 받기 전 근육기능을 거의 상실해 치료기간 중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정도였으나 치료가 끝날 때에는 두명 모두 퇴원해 통원 치료를 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고 정신발달도 양호한 상태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고 장기적 영향도 지켜봐야 한다"며 "치료를 가능한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안스 반 더 플뢰그 박사는 "사상 처음으로 폼페병 치료에서 좋은 효과를 얻었다"며 "형질전환 동물의 젖은 안전한 치료물질원이 될 수 있으며 이 연구로 형질전환 동물의 활용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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