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참패한 북한 영화 '불가사리'

중앙일보

입력

북한 영화 '불가사리' 가 흥행에 참패했다.

MMC와 천호극장.명화극장 등 서울 개봉관 3곳에 걸린 '불가사리' 는 하루 관객이 70명을 넘지 못했다. 급기야 천호극장이 이틀 만에, MMC는 사흘만에 이 영화를 내렸다. 명화극장만 28일까지 상영키로 했다.

일반 영화관에서 처음 상영되는 북한 영화로 관심을 모았던 '불가사리' 는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의미나 관심에 비해 정작 상영관을 3개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그게 불안한 전조였던지, 관객도 '불가사리' 를 외면하고 말았다.

1985년 작품인 '불가사리' 가 오락적 재미에 익숙한 젊은 관객을 끌어들이기엔 무리였다.

게다가 반봉건적이고 선동적인 성격이 짙은 사회주의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낯설었을지 모른다.

염려스러운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활발해질 남북 영화교류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북한 영화를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멈칫할 테고 남북 공동 영화제작도 제작자들이 실리를 앞세운다면 곤란해 질 수 있다.

그러나 흥행 실패를 북한 영화의 수준 때문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 이념성이 배어있는 영화가 구미에 맞을 것이란 기대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기존의 영화보다 미래다.

북한 영화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이 있는 만큼 남북 공동 제작이 이뤄진다면 체제의 한계를 걷고 의외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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