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기업] 가농바이오

중앙일보

입력

국내 양계업은 다른 산업보다 기술발전 속도가 느리고 그 수준도 낮다.

그러나 경기도 포천 가농바이오㈜는 계란을 이용한 바이오 산업으로 계속 기술을 개발하면서 업계에 새 바람을 넣고 있다.

1996년 9월 설립한 가농은 최근 위염을 예방할 수 있는 특정면역항체(IgY)가 들어있는 계란을 만들어 시판하고 있다.

이 계란은 급성 위염.위궤양.위암.어린이 성장장애 등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균에 직접 반응하는 항체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계란 항체는 항생제와 달리 부작용과 내성이 없고 복용하기 쉬운 점이 특징이다.

콜리스테롤이 적은 저지방 계란의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심장병.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걱정해 계란을 꺼리는 소비자를 겨냥해 연말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여러가지 계란 제품을 선보였다. 계란 표면에 상표와 유통기한을 찍은 브랜드 계란을 내놓은데 이어 호텔.학교.병원 등 단체급식 기관과 식품공장 등에는 액상(液狀)계란을 팔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액상계란은 자동화 시설을 이용, 껍질을 깨뜨리고 살균해 액체 상태의 계란 20개를 1ℓ짜리 종이 팩에 포장한 것으로 조리시간을 단축하고 날계란으로 인한 식중독 위험 가능성을 줄였다.

보관하기 쉽고 냉장고 안의 다른 음식물을 덜 오염시킨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초에는 업계 최초로 계란을 수출했다.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식품기준을 뛰어넘어 섭씨 영하 25도에서 얼린 냉동계란을 지금까지 1만t 수출했다.

가농은 또 계란껍질에서 천연칼슘을 추출, 농심.제일제당 등에 공급한다. 라면.빵 등 칼슘강화 식품의 첨가물로 이용되는데 다른 칼슘보다 위에서 빨리 분해.흡수된다.

가농은 연구에서 생산.유통에 이르기까지 일관 체제를 갖추고 있다.

공장 바로 옆 계열농장에서는 70만마리의 닭이 쾌적한 시설에서 자라며, 이들이 낳은 계란은 당일 상품으로 가공한다.

유재흥(柳在興.46)사장은 "기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고 강조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은 그는 '계란 박사' 로 통한다.

충치예방용 항체 제조방법 등 두개의 특허를 갖고 있으며, 계란껍질 안쪽의 투명하고 얇은 각막을 분리정제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규모에 어울리지 않게(?)독일.네덜란드 등 축산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자문하고 연세대 생물산업소재 연구센터.㈜시트리 등 국내 생물산업 관련 기관과도 기술.업무를 제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백10억원이었는데 올해 바이오 제품이 본격적으로 팔리면 매출이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천〓김상우 기자

<가농바이오 연혁>

▶설립〓1996년 9월
▶종업원〓1백12명(연구개발직 5명)
▶자본금〓15억원
▶인증〓중소기업청 지정 생명공학 벤처기업
▶특허 보유〓충치예방용 특정 면역항체 제조.저지방 액상 계란 제조방법
▶매출액〓99년 1백10억원, 2000년 1백80억원(예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