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OPEC '줄다리기'…유가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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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앞으로 결정할 생산량 규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25일 런던시장에서 브렌트유 기준으로 지난 5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27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19센트가 올라 27.11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24일 뉴욕시장에서 9월 인도분 경질유는 54센트가 떨어져 28.02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OPEC는 회원국 가격밴드제 원유가가 배럴당 25.70달러로 떨어져 장기 '적정' 가격으로 평가했던 25달러선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유가하락은 유가상승이 지난 몇달처럼 지속될 경우 하루 50만배럴 증산에 나서겠다는 OPEC의 결정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OPEC 소식통은 국제유가가 20일동안 28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회원국이 증산에 나선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현재 증산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GNI 리서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초 증산을 약속한 바 있어 이미 50만배럴 미만 수준으로 증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지난 3일 이같은 방침으로 발표함으로써 OPEC 회원국의 반발을 초래한 바 있다. 그러나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의장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유가가 떨어지지 않을 경우 이달말까지 50만배럴 증산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회원국에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25일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위한 국제유가의 안정화를 촉구했다고 이란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이란을 방문한 셰이크 사우드 나세르 알-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을 맞아 소비자와 생산자를 모두 해치지 않는 적정한 가격 안정화를 촉구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OPEC의 가격통제 방안에 이란의 지지를 보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비잔 남다르-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 24일 OPEC의 증산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잔가네 장관은 "OPEC의 가격통제 방안을 생각할 때 증산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24일 밤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5주 연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이날 휘발유 1갤런 가격은 1.52달러로 지난주 수준보다 2.6센트 떨어졌다.

리처드슨 장관은 "원유가도 떨어졌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점은 비축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간 우리가 OPEC, 국내 정유업자, 유통업자 등을 대상으로 구사했던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런던.테헤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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