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활성화 되어야 할 트레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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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는 보통 수면 위로 부상하기 보다는 물밑 협상을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단의 고위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상황을 모르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특정 선수와 구단 이름이 거론되고 조건까지 밖으로 흘러나온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유난히 조용하다. 더욱이 이제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얼마만지 않았는데도 소문조차 잠잠한 상태다.

한국과 메이져리그는 7월 31일이고 일본은 6월 30일이 트레이드 마감시한이다. 한국은 원래 ’97년까지 6월 30일까지였으나 시즌 중반이라도 선수들을 보강을 해 팀전력을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한달을 늘였다.

물론 메이져리그는 8월 1일 이후에도 트레이드는 가능하나 해당 선수는 포스트시즌에는 뛸 수 없고 한국은 아예 트레이드에 대해 승인자체를 받지 못한다.

메이저리그는 이 맘 때 쯤이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시화된 팀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한 대형트레이드를 단행하여 포스트시즌을 대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84년 시즌 중반 롯데 자이언츠의 차동렬과 MBC 청룡(LG 트윈스의 전신)의 정영기를 맞바꿔 두 팀 다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특히 자이언츠의 경우에는 당해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정영기가 결승타를 날리는 등 효과 만점이었다.

최근에 59경기 연속 출루라는 대기록을 이룬 현대 유니콘스의 박종호(트윈스) 그리고 자이언츠의 보배인 박석진(전 라이온즈) 등이 시즌 중반 트레이드가 되어 대성공한 케이스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에서는 트레이드라고 하면 선수에게는 ‘방출’되는 수단으로 오해를 받고 있다. 이런 편견과 선입관이 생긴 이유는 그 동안 구단에서 그런 목적으로 트레이드를 이용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중반 트레이드가 되면 기존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구단 분위기도 잘 적응이 안된다는 단점 때문에 구단에서도 플러스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 한 단행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트레이드가 잘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구단의 이기주의적 생각과 더불어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는 소극적인 자세다.

자기 팀에 전력 보강을 위해 괜찮은 선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기 위해서는 상대팀에게도 그 정도에 따르는 보상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것 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내보낸 선수가 다른팀에서 뛰어난 활약이라도 하면 자기팀에 데리고 온 선수가 잘하던 못하던 실패한 트레이드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에 자리보존에 촉각이 서 있는 프론트나 코칭스텝에서는 몸을 사린다.

그러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얻지 못해 경기출장이 적은 선수에게 트레이드는 반갑기 그지 없다.

구단 역시 취약한 부분을 보강하고 중복이 되는 부분은 빼낼 수 있어 팀 전력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각 구단은 경쟁관계지만 동업자이기도 하다.

소수의 구단만이 우위를 점하게 된다면 승부가 뻔한 경기를 보러 오는 팬들은 거의 없다. 그렇게 되면 우승을 아무리 많이 해도 관중이 없는 재미없는 야구로 전락하게 됨으로 공멸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활성화시켜 서로가 이익을 보는 WIN-WIN 전략을 짜야 한다.

각 구단이 현명한 트레이드를 이용, 좀 더 나은 전력으로 좋은 성적을 올려줌으로 해서 관중이 많이 줄어들어 침체되어 있는 올시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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