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펜싱, 올림픽 앞두고 좌초위기

중앙일보

입력

대한펜싱협회가 시드니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혼수상태에 빠져들었다.

펜싱협회는 최근 집행부 공백에다 심각한 재정난, 사무국 직원이탈에 따른 업무공백 등 `삼중고'에 시달려 23일 현재 시드니올림픽에 대비한 관련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기대되는 플뢰레 김영호(31. 대전도시개발공사) 등 국가대표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펜싱협회의 위기는 회장사인 대우건설 사장인 장영수회장이 대우부도사태로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남다른 열정을 보였던 장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펜싱에 대한 관심을 제대로 기울일 수 없게됐고 두둑했던 자금사정 또한 돌변했다.

장 회장은 사재를 털어 올예산 3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1억6천만원을 우선 충당했으나 나머지 예산은 감당할 수 없는 처지.

협회는 궁여지책으로 최근 대의원총회를 소집, 법인화기금중 1억4천만원을 쪼개쓰기로 결정했으나 이 예산으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게다가 실무를 진두지휘하던 L부회장이 돌연 소속대학 총장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인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직원이탈도 심각해 88년부터 12년동안 국제업무를 담당해온 S과장이 지난 3월과로로 쓰러져 병가를 떠났고 K사무국장마저도 2일 병가를 제출, 책상을 비워놓은 상태다. 2명 남은 직원중 여직원도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인터넷에 직원채용공고를 내는 등 긴급처방에 나섰으나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계랭킹 4위인 김영호는 대구와 대전을 전전하면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고 남자 사브르와 여자에페, 플뢰레 대표들은 소속 팀에서 막바지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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