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다세대주택 허가 지난해의 8배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서초구 반포동 다가구 주택에 세들어 사는 회사원 李모(26.여)씨는 무더운 밤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지낸다.

옆 다가구 주택이 불과 2~3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창문을 열어 놓으면 방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기 때문이다.
건물에 딸린 주차장이 적고 골목마저 비좁아 주차난도 극심하다.
'李씨는 "한 건물에 보통 10가구 이상이 살지만 주변 도로는 차 두대가 간신히 비켜갈 수 있을 정도" 라며 "골목마다 차가 가득해 30분 이상씩 헤매야 간신히 주차할 수 있다" 고 말했다.
'
서울의 주거 환경이 단독주택은 사라지는 대신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늘게 되면 통풍이 안되고 일조권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져 주거 환경이 악화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가 23일 발표한 건축허가 동향에 따르면 소유주가 한 사람인 건물에 여러 가구가 세들어 사는 다가구 주택은 올 상반기에 4천4백여 가구가 지어져 지난해 같은 기간(7백여 가구)에 비해 6.3배로 증가했다.

또 다세대 주택은 올 상반기에 8천2백여 가구가 허가돼 지난해 같은 기간(9백70여 가구)에 비해 8.5배로 늘었다.

반면 단독주택은 허가 가구수가 지난해 상반기 3백여 가구에서 올 상반기 4백40여 가구로 느는 데에 그쳤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서울시 전체 주택 중 공공주택이 차지하는 비율도 꾸준히 늘어 1995년 58%였으나 98년 61.5%, 99년 62.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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