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닷컴 기업의 인프라 강화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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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모델에 앞서 ''기업 인프라''를 갖춰라."

전문가들이 수익모델로 고민하는 인터넷 기업들에게 내놓은 처방이다. 단기적인 문제 해결로는 현재 직면한 인터넷 기업의 어려움을 풀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닷컴 비즈니스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원, 투자사, CEO, 컨설턴트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닷컴 기업의 인프라는 무엇인지 들어보자.

[이창엽 LG 경제연구원(http://www.lgeri.com/) 선임컨설턴트]
수익모델의 창출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전제되어야 가능할 수 있다. 인터넷 기업의 한계성은 기술적인 측면만을 강조함으로써 기본적인 기업으로서의 인프라 구축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프라의 구축은 단시간, 적은 비용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감안할 때 가장 좋은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수직적, 수평적 통합을 이룸으로써 부족한 부분에 대한 인프라를 획득하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수익모델을 창출함으로써 당장에 수익이 증대하는 것은 아니다. 즉,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는 과정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영곤 이코퍼레이션(http://www.e-corporation.co.kr/ ) 이사]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인터넷 기업의 인프라는 조직력 강화이다. 하지만 외부 고객에 비해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마음을 사는 것에 지나치게 소홀하다. 내부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회사가 외부 고객을 만족시킬 방안이 나올리 만무하다. 조직력 강화는 회사의 분명한 비젼과 목표를 설정할 때만이 가능하다. 벤처의 특성과 장점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잃어 가는 업체를 보면 안타깝다. 그 다음으로는 정확한 위치 설정이다. 각 사의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 가끔 놀라운 점은 벤처기업의 경영자 혹은 고위 간부가 자신의 회사 역량과 역사를 모른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는 보안과 결재수단의 안정성 그리고 물류의 원활한 유통일 것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것"은 수익모델 구축의 기본이다. 하지만 수익모델을 고민하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경영자 중심의, 제작자 중심의 수익모델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분명한 실패로 돌아 올 것이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수익모델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불행히도 웹사이트에 적용을 못하는 회사들이 많아 안타깝다. 수익모델의 가능성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것"에서 출발한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원점에서 초심자의 마음으로 소비자 편에서 자신의 수익모델을 재조명해 봄이 필요하다.

[이인규 무한기술투자(http://www.terasource.com) 대표이사]
기업본연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예를 들면, 비젼과 전략의 수립, 재무와 마케팅 전문인력의 확충, 독자기술개발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인터넷 업체들은 이같은 근본요소를 ''나중에...''식으로 미루고 있다. 인터넷 사업을 위한 인프라로서는 액세스 인터페이스(유무선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보안시스템, 그리고 고객만족 서비스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즉, 물리적 양적 인프라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이고 질적인 인프라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국내 인터넷 기업은 극히 일부만이 현실성 있는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물론 인터넷 혹은 e비즈니스 전반이 초창기라는 점도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너무 작은 규모로 시작하거나 미국 모델을 국내형으로 모방한 경우라고 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고 본다.

우선 시장 전반을 분석하여 중심 비즈니스를 설정한 뒤 부족한 인프라(기술, 액서스, 지불 등)에 공동투자 등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기초는 허약한데 누각은 거창하게 쌓은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수익창출을 하려면 투자자나 증권시장 보다는 시장고객을 철저히 분석해서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쟁력 있게 공급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비즈니스이다. 글로벌 비즈니스가 가능한 사업계획과 실행능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크게 성공할 것이다.

[박병진 아이비즈넷(http://www.i-biznet.com) 1호]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인터넷 기업의 인프라는 ‘사람’이다. 인터넷에서 행해지는 많은 것들은 바로 사람들의 지적 상상력으로 만들어 진다. 콘텐츠이건 상거래이건 탁월한 처리 프로세스와 내용을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의 몫 이다. 인터넷 사업에 많은 우수 인력들이 모여들고 있다. 인터넷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바로 이러한 인력들을 키우고 확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기업 인프라 이외에도 "내실 있는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회원의 확보와 홍보라는 인터넷 사업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엄청나게 투자했으나 이에 비례해서 수익의 상승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단순한 브랜딩이나 방대한 사이트만으로는 뚜렷한 수익을 얻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광범위한 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방대한 사이트의 운영 보다는 소수의 회원이라도 직접적으로 수익과 연계될 수 있는 아주 특화된 사이트를 구축하고 운영해야 한다.

[김상우 ICG(http://www.icgist.com) 대표이사]
인터넷 기업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인프라는 ‘사람’이다. 독창적이면서 Trend를 정확히 읽을 수 있으며, 근성과 끈기를 가진 사람들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덧붙여 고려하여야 할 점은 바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모두 이해할 수 있고 잘 아는 사람을 골고루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인력 수급을 할 때, 온라인 전문가만을 요구하는 경향이 매우 높은데, 이는 매우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프라인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인력이 없는 조직은 그리 오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익모델을 위한 인터넷 기업의 전략은 당연히 오프라인과의 연계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기업의 장점은 속도와 편리성, Network Externality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생산과 물류망을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기업의 실질적인 핵심역량이 매우 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생산과 물류를 지원 받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현재 많은 기업들이 앞 다투어 오프라인과의 연계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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