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PC 호황 덕 전자부품 없어서 못 팔아

중앙일보

입력

휴대전화와 PC가 잘 팔리면서 전자부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그 결과 관련 업체는 물건이 없어서 못팔 정도며,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10대 기업 중 네곳이 전자부품 업체다(대신경제연구소 조사).

정진우 한국전자공업진흥회 부품산업과장은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부품 수요가 워낙 커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현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LG전선은 광케이블의 수요가 급증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상반기보다 38.5% 늘어난 9백억원으로 추정했다.

광케이블의 국내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5%, 국제 가격은 20% 이상 올랐다.

LG전선 관계자는 "국가초고속통신망 구축 사업이 앞당겨지고 두루넷과 드림라인 등 통신망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져 광케이블 수요가 급증했다" 고 말했다.

통신용 기기와 PC.MP3플레이어에 주로 쓰이는 탄탈륨 콘덴서도 공급이 수요를 대지 못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올랐다.

최근 가격은 1천개당 65달러선으로 지난해보다 20달러 넘게 상승했다. 이 제품이 전체 매출의 17%인 대우전자부품의 상반기 매출은 1년전보다 50% 늘었다.

매달 1억개씩 생산하는 삼성전기는 연말까지 1억8천만개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휴대폰 단말기와 인터넷 사용이 늘면서 납품 요청이 몰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의 수출이 지난 5월말 현재 1년전보다 1백63% 증가한 6천4백60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휴대폰 MLCC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늘었지만 다른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MLCC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고 말했다.

가전용 MLCC의 가격은 지난해 1천개당 5달러에서 최근 6.5달러로 올랐다. 삼성전기는 월 75억개였던 생산량을 지난달부터 1백억개로 늘렸다.

휴대폰에서 주파수를 잡아주는 온도보상발진기(VCXO와 TCXO)를 생산하는 청호전자통신은 공장을 1백% 가동해도 물량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매출액이 1백9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광전송 장비나 라우터 등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에 주로 쓰이는 다층 인쇄회로기판(MLB)을 생산하는 대덕전자의 상반기 매출액도 1천6백20억원으로 작년보다 40% 늘었다.

CD롬 드라이브에 쓰이는 초소형 모터를 만드는 모아텍은 공장을 완전 가동해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3천2백만개에서 올해 두배로 늘렸으며, 지난해 3백18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 5백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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