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시황] 지수 800선 붕괴 불구 증권주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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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거래소와 코스닥 양시장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

19일 거래소시장은 이틀간 큰 폭 하락으로 투자주체들의 관망세가 역력한 가운데 최근 장을 이끌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초반부터 순매도로 전환해 800선마저 힘없이 붕괴됐다. 외국인의 '팔자' 물량이 계속 쏟아지자 한때 787.58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결국 지수는 장후반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다소 유입되며 전일보다 15.03포인트 내린 797.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지수는 3일동안 무려 48.45포인트나 빠졌다. 지수가 8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은행, 증권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주들이 상승했고 대우, SK, 부국증권등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증권주도 크게 올랐다.

전일 지수 하락과 함께 업종지수가 8.11%나 빠졌던 증권업종은 이날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7.6%나 반등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룻동안 7백5억원어치를 순수하게 팔아치우며 8일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전일 미증시 하락과 최근 동남아지역의 환율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최근 연일 계속된 순매수로 주요 종목에 대한 외국인 편입비중이 거의 소진된 것도 외국인의 매수가 줄어든 요인으로 보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백35억원, 8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장중내내 '사자'와 '팔자'가 팽팽하던 투신권은 장막판 대거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1백7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한일약품, 신풍제약 등 일부 관리종목들이 상한가까지 뛰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주식값이 내린 종목은 하한가 11개 포함, 6백33개로 오른 종목 2백13개(상한가 77개)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많았다.

신흥증권 이필호 연구원은 "전일 20일 이동평균선이 힘없이 무너진데다 외국인마저 순매도로 전환해 일시적 수급 악화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외국인 매도세는 일시적 현상인데다 회사채 금리가 8%에 진입하는 등 호재가 있어 당분간 현 지수대에서 어느정도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도 뚜렷한 매수주체 및 주도주 부재라는 고질적인 문제에다 전일 나스닥의 하락과 거래소시장의 거듭된 침체까지 겹쳐 지수 130선이 붕괴되는 등 폭락장을 연출했다.

지수는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전일대비 7.86포인트 떨어진 124.86으로 마감, 4일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건설, 금융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벤처업종의 하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하나로통신은 미국내 국제 통신사업권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중내내 상승세를 지켰다.

오늘 매매가 시작된 태인테크, 심스밸리, 삼아약품은 시장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제히 가격 제한폭까지 올라 신규등록 프리미엄을 자랑했다.

다음은 나스닥상장이 승인됐다는 소식에 하락폭이 둔화되는듯 했으나 상장을 가을로 연기한다는 발표가 나면서 다시 하락폭이 커졌다.

제일투신증권 임신묵 연구원은 "투신의 매수여력이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은데다 외국인의 매도로 개인들의 투자심리마저 둔화됐다"며 "시장 체력이 어느정도 회복되지 않는한 상승 추세로의 전환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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