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5일동안 15% 하락

중앙일보

입력

"금융주 약발은 이제 다 소진됐나."

금융노조 파업 직전까지 강한 기세로 뛰어오르던 금융주가 정작 파업 타결 이후부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거래소 시장에서 금융업종은 16.0포인트(-6.77%) 떨어져 시장 전체 하락률(-1.89%)의 세배가 넘었다.

그 가운데 종금업이 9.17%나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증권업(-8.11%)과 은행업(-5.84%)도 큰 폭으로 밀렸다.

최근 들어 가장 높았던 지난 10일과 비교하면 금융업종은 닷새 동안 15.4%나 떨어졌다.

이 기간 중 은행.증권주가 13.4%와 18.9% 떨어졌고, 보험.종금은 17.46%, 15.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은행주는 이날 20일 평균선 아래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하락세의 원인으로 크게 두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 유동성 공급에 따른 증시의 체력 보강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파행으로 세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당초 이달 초로 예정됐던 투신사 비과세 상품 판매가 계속 미뤄지는 등 투신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 금융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의 대량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수급에 부담을 주고 있다.

둘째는 금융노조 파업에 따른 노.정 합의를 '구조조정 연기' 로 받아들이는 시장의 분위기다.

한화증권 임일성 애널리스트는 "부실 정리를 위한 공적자금 조성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지던 구조조정이 노.정 합의로 차질을 빚게 됐다는 시장의 실망이 금융주의 중.장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을 이끌던 금융주의 약세가 다른 테마로의 순환매로 전개되지 않고 사그라드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장세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LG증권 이원규 애널리스트는 "우선주에 매기가 몰리는 듯했으나 18일 하한가가 속출하며 일일천하로 끝났다" 며 "당분간 실적에 기반한 개별 종목 위주로 단기 매기가 몰리면서 장 전체로는 조정 양상을 보일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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