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kg ‘푸드 파이터’이선경, 이번엔 칠면조 먹기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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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를 먹고 있는 소냐 토머스(오른쪽). 토머스는 ‘칠면조 빨리 먹기 대회’에서 10분만에 한 마리를 모두 먹어치워 에릭 부커를 제치고 우승했다. [데일리메일 웹사이트]

‘독거미’ 소냐 토머스(44·한국 이름 이선경)가 이번엔 칠면조 한 마리를 10분 만에 먹어치웠다. 한국계 미국인인 토머스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칠면조 빨리 먹기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토머스는 몸무게가 47kg밖에 되지 않지만 각종 먹기 대회에서 100kg이 넘는 거구들을 제치고 수십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암놈이 수놈을 잡아먹는다는 뜻인 ‘독거미(Black Widow)’란 별명을 갖게 됐다.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그는 뼈를 제외한 칠면조 고기 2.4kg을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중간 중간 물을 마시는 것을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입을 움직인 토머스는 “남은 것은 뼈 밖에 없다. 너무 행복하다”며 승리소감을 밝혔다. 몸무게가 토머스의 4배 가까이 되는 181kg의 에릭 부커(42)는 450g을 남겨 2위에 머물렀다. 부커는 “조그만 체구로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럽다”고 경외감을 표했다.

 토머스는 “위는 근육과 마찬가지”라며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사흘 전부터 삶은 양배추 2포기밖에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마인드 게임이라 대회 도중 배부르다고 생각하면 집중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와일드 터키 81 프루프’가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맞아 주최한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1581달러(약 215만원)다. 토머스는 “칠면조는 충분히 먹었으니 추수감사절에는 한식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치즈케이크·굴·대하·할라피뇨 등을 먹는 대회에서 29번이나 우승한 토머스는 ‘빨리 많이 먹기’ 세계 랭킹 6위에 올라있다. 지난 9월에는 12분 만에 닭 날개 183개를 먹어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7월엔 10분에 핫도그 40개를 먹어치우며 이 분야 여자 세계챔피언으로 등극했다. 1997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햄버거 가게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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