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단체 밥그릇 싸움에 '한국어 디지털 교재' 낮잠

미주중앙

입력

한인 비영리 교육기관에서 제작하는 한국어 교재를 놓고 LA한국교육원(원장 금용한)에서 발행권 및 저작권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세계한인교육자총연합회(IKEN.회장 민병수 변호사)는 지난 해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KDLP)'을 실시하는 공립학교를 위해 킨더가튼용부터 5학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한국어 교재를 제작했다. 이 교재는 초반 10여개 학교가 구입했으나 CD로 제작돼 있고 워크북까지 있어 사용하기 쉽다고 교사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1년도 안돼 30여개 학교에서 교재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교사들의 반응이 좋자 IKEN측은 올해 중.고등학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재를 확대 제작하기로 했다. 기금이 부족한 IKEN은 한국 교과부에서 15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받아 지난 7월 교재를 마무리 지었다. 새로 추가시킨 교재에는 김영옥 수전 안 새미 리 박사 등 미주 한인사를 빛낸 인물들과 참정권을 알린 김재수 전 총영사 이야기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그 이후 불거졌다. 교재를 입수한 교육원측이 한국 정부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은 만큼 발행권 및 저작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발행권의 경우 한국 정부의 기금지원을 받았으니 어쩔 수 없더라도 저작권은 곤란하다며 IKEN에서 반대하자 대신 교재를 검토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연구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한 것. 이같이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초 8월까지 교재를 학교에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IKEN측은 "우리가 개발한 교재인데도 특정 인물들의 이름을 연구자로 올려야 한다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교재 검토자들도 교재 제작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교육원은 "모두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좋은 교재를 발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교재 검토는 현직 교장과 교사, 대학교수들이 포함된 검토위원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IKEN의 주장을 반박했다.

금용한 원장은 "교과부에서 기금을 지원해 만들어진 교재는 교과부에서 저작권을 갖는다. 이는 누구나 무료로 교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기금을 지원받지 않았다면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 원장은 교재 검토 과정 역시"교재 개발시 필요한 범위와 순서 내용이 부족하다고 IKEN측에서 인정하고 부탁해 와 이를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이남희 캘스테이트 LA 교수가 개발하고 있는 AP코리아 벤치 마케팅에 대한 범위와 순서(Scope&Sequence)를 토대로 교재의 내용을 수정, 보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원에 따르면 다음 주 AP코리아 벤치 마케팅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며 교재는 내년 3월 말까지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자와 검토위원회 7명의 이름은 교재에 모두 기재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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