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스"일 금리인상 세계경기 둔화 시발점"

중앙일보

입력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가 일본의 금리인상 방침을 시사함에 따라 이로 인한 세계 경기 전체의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더 타임스는 11일 일본의 금리인상은 아주 작은 폭이라 할지라도 3가지 점에서 극도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첫째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로 측정한 잠재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 2%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매우 높은 실질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과 기업 투자가들에게 금융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이 신문은 말했다.

둘째로 경기부양을 위해 일본 정부가 벌이고 있는 활발한 기채활동에 대한 중앙은행과 정치가들간의 치열한 논쟁을 재연시킬 것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제로금리가 유지되는한 정부는 채권을 거의 제한없이 발행할 수 있었고 채무상환에 따르는 장기적 비용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금리가 인상되면 정부의 채권발행을 억제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세금인상과 통화긴축을 겪게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말했다.

세번째로 제로금리 포기는 일본과 선진 7개(G-7) 동료국간의 엔화절상 방지를 위한 시장개입에 대한 논란을 다시 일어나게 할 것이라고 타임스는 말했다.

일본 금리가 제로 상태인 한 일본은행은 제한없이 엔화를 팔고 달어와 유로화를 매입할 수 있었으며 시장이 흡수할 수 있는 만큼 얼마든지 엔화를 발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리가 0.25%만 된다고 하더라도 무한정 개입은 더 이상 불가능해진다. 일본은행이 계속해서 엔화를 매각하고 유로화와 달러화를 매입한다면 금리는 목표치보다 떨어질 것이고 통화정책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예측했다.

일단 외환시장이 중앙은행이 국내 통화정책에 손이 묶여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일본은 엔화의 절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며 특히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놀라서 보유 달러화와 유로화표시 채권들을 투매하기 시작하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타임스는 말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점들을 종합할 때 일본의 금리인상은 고금리, 고세금, 엔고등 3중고가 될 것이며 세계경제 전체로는 비참하기까지는 안해도 극도로 불쾌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시장이 타격받을 것이며 일단 중앙은행이 엔화 가치를 더 이상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면 일본의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외화자산 투매에 대한 위협이 심화될 것이라고 신문은 말하고 아직도 유로화표시 자산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것은 일본 투자가들이기 때문에 더 큰 위험은 유럽이 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일본 투자가들이 유로화표시 자산을 유동화해야 할 경우 이는 유로화가 엔화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달러화에 대해서도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순차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으로 하여금 미국 경제가 김이 빠지기 시작한 시기에 금리를 인상하도록 해 유럽경제를 질식시키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말했다.

결과는 세계적 경기둔화 또는 그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될 것이며 이같은 경제적 연쇄 반응은 G-7 재무장관회담이 예견하고 방지하려는 바로 그것이라고 타임스는 강조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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