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보통선수' 박종호 '걸물' 변신

중앙일보

입력

'보통선수'에 불과하던 박종호(27.현대)가 올 시즌'걸출한 스타'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내야 수비 솜씨 빼고는 그저 그런 선수였던 박종호는 지난 5월 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부터 56경기 동안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어김없이 출루, '야구천재' 이종범(당시 해태)이 세운 58경기 연속 출루 기록에 2경기차로 다가섰다.

더구나 박종호는 연일 안타를 쏟아내면서 시즌 타율 0.356으로 타격선두에 올라섰다.

92년 LG에 입단해 98년까지 6년동안 타율이 3할은 커녕 0.270을 넘겨 본 적이 없는 박종호가 타격왕을 넘보는 수준에 이른 것은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

특히 박종호의 안타는 팀 승리와 직결되는 타점이나 득점을 이끌어내는 일이 많아 영양가 만점의 타자가 됐다.

98년 현대 좌완투수 최창호와 맞트레이드돼 현대로 옮겼을 때 박종호의 용도는 주전 2루수 이명수의 백업요원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박종호는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숨겨진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해 현대의 트레이드 성공 사례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0.301의 타율을 기록, 생애 처음으로 '턱걸이' 3할 타자가 되면서 올해 대활약을 예고했던 박종호의 변신은 사실 지난 겨울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 감지됐었다.

스위치 타자라고는 하지만 왼쪽 타석 타율이나 장타력이 오른쪽 타석에 비해 크게 떨어졌던 약점이 보완돼 왼쪽에서도 담장 너머로 타구를 연신 날려보내며 '완벽한 스위치 타자'로 자리잡은 것.

김재박감독은 "박재홍, 박진만, 박종호 등 '쓰리 박"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는 말로 박종호의 타격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보통선수' 박종호의 예상밖 활약은 역시 그저 그런 타자였던 송지만(한화)의 홈런왕 도전과 함께 올 시즌 재미있는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