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나스닥 거쳐 민영화

중앙일보

입력

국내 통신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한전 자회사 파워콤의 매각이 10일 투자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화 된다.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투자 설명회에는 주요 통신업체들과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파워콤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는 업체는 SK·LG·삼성·두루넷과 케이블TV방송국 연합 등. 한국통신은 지배적 독과점 우려 때문에 입찰 참여대상에서 제외됐다.한전의 김진성 구조조정본부장은 “동일인 한도 10% 제한이 없어져 적절한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연말 나스닥 상장을 감안해 마이크로 소프트(MS) 등 외국업체들의 국내 법인이 입찰에 적극 참여하도록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말로 예정된 지분 20% 매각에는 동일인 주식 취득한도가 최대 5%로 제한된다.이에 따라 입찰에 참여하는 3∼4업체들이 고루 주식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파워콤의 주인은 9월말 30%의 주식을 매각할 때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전 金본부장은 “업체들의 사업계획서를 넘겨받아 자금 조달 능력과 정보통신 시장 발전 계획 등을 심사해 1∼2개 업체에 주식을 전략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간사 회사인 동원증권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야만 주가가 오른다”며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매각하기 위해 내년 코스닥 등록 때까지 2개 업체 정도가 경영권 인수를 다투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파워콤 인수에는 LG가 가장 적극적이다. 박운서 부회장은 “현재 파워콤 설비의 60% 이상을 LG텔레콤이 임대사용하고 있다”며 “경영권 인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한전과 파워콤도 그동안 LG와 원만한 거래 관계 때문에 LG를 내부적으로 선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항마로 강력히 부상한 업체는 SK그룹.SK텔레콤의 최재원 전무는 “무선통신의 최대 사업자인 SK가 유선 통신망을 갖지 못해 답답했다”며 “유·무선통신의 통합 추세에 따라 파워콤 인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LG와 SK는 파워콤 인수가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권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삼성과 두루넷은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파워콤은 수익성도 좋고 인프라도 괜찮지만 적극적으로 경영권을 인수할 단계는 아니다”며 “현재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두루넷도 컨소시엄 참가로 기울고 있다. 두루넷 관계자는 “인수금액이 조(兆) 단위가 되면 부담이 너무 크다”며 “단독 인수보다 컨소시엄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액면가 기준으로 자본금이 7천5백억원인 파워콤의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동원증권은 전국적인 광통신망과 CATV용 동축케이블망을 합쳐 최대 5조7천억원으로 추산했지만 현대증권은 3조원,LG투자증권은 3조7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한전은 파워콤의 매각차익은 전력 구조조정 사업에 전액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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