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핵심 쟁점-3]

중앙일보

입력

◆한국통신

한국통신은 공기업이라는 특성상 그동안 기술표준 등에 대해 자신의 의견 피력을 극구 자제해왔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지난 6일 정통부 주최 공청회에서 처음으로 비동기식을 선호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통신 남중수 IMT-2000 사업추진본부장은 "정부가 정책적 목표상 국내 통신산업의 균형적 발전이라던가 CDMA 수출을 위한 내수기반 유지 등의 이유로 동기 방식이 필요하다고 전제한다면 국내 최대 CDMA사업자가 동기식을 포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SK텔레콤이 동기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통신이 이처럼 비동기 방식을 선호한다고 단언한 것은 나름대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국익을 우선하는 차원에서 정통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만을 피력해왔던 한국통신이 처음으로 기술표준에 대한 선호를 밝히고 나선 것은 단지 공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떠밀리듯 동기식을 선택할 수 는 없다는 생각이다.

유선분야 최강자인 한국통신은 특히 유.무선이 통합되는 IMT-2000 사업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비동기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용자 편익 측면에서 볼 때 비동기 방식이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글로벌 로밍이 잘되고 단말기 가격도 규모의 경제로 인해 동기식보다 더 낮게 형성될 것이라는 것이 한국통신의 판단이다.

아울러 오는 2002년 월드컵 개회에 맞춰 IMT-2000 사업을 시작하기 앞서 국내 제조업체들이 비동기식 장비를 충분히 국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철저하게 국산장비를 사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컨소시엄 구성문제에 있어 한국통신의 입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국통신이 중심사업자로 나설 지 한국통신 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의 통합 사업체가 중심이 될 지 아니면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지에 대한 검토만을 하고 있을뿐이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정부가 정책초안에서 컨소시엄 구성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가 이번에는 컨소시엄이란 단어를 빼고 다만 구성주주가 출연금을 부담토록 했지만 컨소시엄 구성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따라서 IMT-2000 주체면에서 컨소시엄 방식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심사기준에 명확히 포함시켜서 모두가 공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IMT-2000컨소시엄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정부가 IMT-2000 사업자 선정방식을 사실상 확정.발표한 이후 가장 어려운 입장에 처해있다. 기술표준에 있어 비동기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공언해왔지만 사업 참여 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한국 IMT-2000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여러 회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실제 한국무선호출협의회는 기존 3대 통신사업자들이 중소업체들에 대해 문을 열어 주지 않아 한국IMT-2000컨소시엄에 참여했었다며 기존사업자이든 신규사업자이든 관계없이 IMT-2000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하는 등 조직 와해의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오는 12일 정부의 최종안이 어떤 방식으로 나오든 끝까지 사업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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