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요영화] 산드라 블록의 실종, 아나콘다, 마농의 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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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라 블록의 실종 MBC 밤 11시10분

극중 샌드라 블록이 실종되는 줄거리인데다가 원제가 모호할 경우 팔릴 만한 스타를 곧잘 앞에 끌어다 쓰는 습관에 따라 이런 방송용 제목이 붙었겠지만,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비중으로 본다면 '키퍼 서덜랜드의 실종' 이나 '제프 브리지스의 실종' 이 맞는다.

잡학적 지식을 더하기 위해서라면 칠순을 바라보는 네덜란드 출신 감독의 이름을 따 '조지 슬루이처의 실종' 도 괜찮다.

〈샌드라 블록의 실종〉은 조지 슬루이처가 지난 1988년 네덜란드 비평가협회, 국제 팬터지 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았던 자신의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 3년 전 휴가길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여자친구(샌드라 블록)의 실종사건에 강박적으로 얽매인 주인공이 사건의 진상을 알려주겠다는 유괴범(키퍼 서덜랜드)이 시키는 대로 직접 납치당한다는 줄거리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화학교사인 편집광 유괴범과 신경증적인 강박증 때문에 유괴범에게 말려들어 생매장 위기에 처하는 피해자의 팽팽한 긴장이 제법 스릴러 팬들의 구미를 당긴다.

원작의 평판을 알고 있던 미국 비평가들로부터는 그에 비해 후반부의 도식적인 전개로 긴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3년작. 원제 The Vanishing. ★★

아나콘다 KBS2 밤 10시30분

아마존 원주민 탐사에 나선 인류학자.다큐멘터리 제작자 일행이 초대형 뱀인 아나콘다를 사로 잡으려는 사냥꾼의 욕심 때문에 위험에 처한다.

겉으로는 문명화한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사악한 욕심과 이를 원시적인 힘이 징벌하는 다소 도식적인 줄거리.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한 아나콘다의 생생한 특수효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악역 단골 존 보이트, 인기 정상의 라틴계 스타 제니퍼 로페즈 주연. 루이스 로사 감독. 1997년작. ★★

마농의 샘 EBS 밤 10시35분

실제로는 두 편의 영화이지만, 국내 극장에서는 '마농의 샘'이라는 이름으로 한 편인 양 소개되었던 영화의 후반부. 아버지 장의 죽음 이후 혼자 양을 치며 살아남은 주인공 처녀 마농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샘물의 흐름을 바꿔 마을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장의 죽음이 자신들의 묵인하에 이뤄진 일임을 인정하고, 소베랑은 마농이 자신의 손녀임을 깨닫는다.

클로드 베리 감독.1986년 작.이브 몽탕·에마뉴엘 베아르·다니엘 오테이유 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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