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102세 노동자' 은퇴

미주중앙

입력

시카고 교외의 한 제품 보관 창고에서 반세기 동안 육체 노동자로 일하며 살아온 102세 할아버지가 마침내 은퇴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북서부 교외도시 나일스에 거주하는 맥스 패비언(사진) 할아버지는 50년 이상 일해온 전선.케이블 제조업체 A-Z인더스트리스를 이달 말 떠난다. 패비언은 집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이 회사의 제품 보관 창고에서 주 5일 근무하며 설비 점검과 우편물 취합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마음속에서부터 아주 잘 살아왔다고 느낀다"며 "나는 늘 행복하게 일해왔다"고 말했다. 최근 패비언은 여느 때와 다른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그동안 일해온 창고를 일일이 돌면서 동료와 악수하고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이들은 대부분 그보다 30~60년 이상 젊은 이들이다.

패비언은 "최근 청력과 시력에 이상을 느껴 운전하기가 어렵게 돼 은퇴를 결심했지만 거동하는 데는 아무 불편이 없다"면서 건강 유지 비결에 대해서는 "약이라 생각하고 규칙적인운동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켓볼 토너먼트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왔으며 지금도 매일 체육관에 나가 경기를 준비하는 권투선수처럼 펀치백을 때린다.

패비언은 1930년대에 시카고 경찰국 소속 형사로 일하다 현재 다니는 회사 주인의 조상인 율레스 애닉스터 일가의 사업체에 운전기사 겸 경비원으로 고용돼 4대에 걸쳐 일했다.

1940년대에 육군에 입대한 그는 방첩부대 요원으로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남태평양지역에서 복무했고 제대 후 시카고로 복귀해 금융사업을 잠시 하기도 했으나 1956년부터 애닉스터의 아들이 설립한 회사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패비언은 "돈 때문에 일한 것이 아니다. 연금과 사회보장 소득만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다"면서 "애닉스터 가족과 직장 동료에 대한 애정으로 계속 일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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