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A사 찰스 왕 회장 불도저 경영 존폐 갈림길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에 이어 미국 3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컴퓨터 어소시에이츠(CA)의 주가가 5일(현지시간)하루동안 42.8%나 떨어졌다. 주가 폭락의 원인은 일단 CA의 1분기 매출(12억달러)이 당초 예상치(16억달러)에 크게 못미친 데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찰스 왕(56.사진)회장의 튀는 경영 스타일이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찰스 왕 회장은 지난해 컴퓨터의 연도인식 오류, 즉 Y2K 대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동종 업체의 평균적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쓰도록 했다고 한다.

올들어서는 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의 뉴욕 아이슬랜더팀을 1억9천만달러의 거액을 들여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4백60만달러의 연봉 외에도 6억5천만달러의 보너스를 별도로 챙겼다. 무모하리 만큼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펴는가 하면 직원들을 사납게 질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사안들이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의 실망시켰고, 쌓인 실망감이 이날 주가 대폭락으로 표출됐다는 해석이다.

그는 8살때 부모를 따라 상하이에서 뉴욕으로 건너와 식당 웨이터와 빈병 수거원을 하면서 어렵사리 퀸스 칼리지 대학을 졸업했고 ''컴퓨터를 한번 구경조차 못한 상태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결심한 저돌적 인물이다.

왕 회장은 최근 여러 위기조짐에도 불구하고 "지금 밀어붙여야 회사가 큰다" 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쟁사인 MS가 기업분할 위기에 처한데다 지난해에는 CA의 순이익이 오라클을 앞서는 등 바로 지금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주가 폭락이 보여줬듯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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