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형성 초기단계 탐지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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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직접 떼어내 분석하는 고통스러운 조직생검(生檢)없이도 전암(前癌) 또는 초기암 단계의 변화를 탐지해 낼 수 있는 첨단광학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의 마이클 펠드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암의 초기단계에서 신체기관 내피막 세포핵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포착할 수 있는 분광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펠드 박사는 이 분광검사법은 신체내부의 어느 부위에서 나타나는 것이든 암 형성이전 단계의 병변(病變)을 포착해 내고 종래의 내시경 검사로는 잡아낼 수 없는 병변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진단과 암 감시 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분광검사법은 암 초기단계에는 세포핵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암 초기단계에서는 세포핵이 정상보다 두배로 커지고 색소를 투여했을 때는 어두운 색으로 변한다.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는 세포핵은 광섬유 탐지장치에서 나오는 빛을 특이한 형태로 분산시키기 때문에 암 초기의 비정상적인 변화를 양적(量的)으로 측정할 수 있다.

펠드 박사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이 분광기술을 이용, 장(腸), 식도, 방광, 구강의 각기 다른 내피막을 검사하고 그 결과를 나중에 외과적으로 직접 채취한 조직샘플 분석결과와 비교해 보았다. 이 비교에서 이 분광기술이 정상적인 내피막과 비정상적인 내피막을 정확하게 구분해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펠드 박사는 밝혔다.

영국 왕립암연구기금(ICRF)의 잭 쿠지크 박사는 이 새로운 기술의 장점은 조직검사없이 초기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기술을 직접 임상에 이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정상 세포와 비정상 세포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은 걱정해야 할 세포와 그럴 필요가 없는 세포를 구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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