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 수능 이후 정시 지원전략 짤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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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수능 당일 오전. 서울 경복고 앞에서 학교 후배들이 수능을 보기 위해 들어서는 선배들을 위해 응원피켓을 들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을 충원하면서 상당수 수험생이 정시 지원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지난해 대학별 정시 이월 비율을 따져야 하고,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산점 부여 여부, 표준점수와 백분위 간 유·불리 등을 토대로 ‘맞춤식’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분할모집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경우 모집군에 따라 합격선에 차이가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대학마다 다른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산점을 확인하라

 수능 4개 영역 합산점수가 같더라도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라 환산점수에서는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 자연계열은 언어·수리?가’형·외국어·과학탐구 반영비율이 20·30·20·30%인 반면, 한양대 자연계열은 수리‘가’형과 외국어영역을 30%, 언어와 과학탐구는 20%를 반영한다. 과학탐구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은 성균관대에, 외국어 성적이 높은 학생은 한양대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또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상당수 대학이 수리?가’형과 특정 탐구영역에 가산점을 준다는 점도 입시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티치미 유성룡 대학진학연구소장은 “숭실대가 수리’가’형 가산점을 지난해 8%에서 올해 12%로 높이는 등 일부 대학이 가산점을 상향조정했다”며 “수능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은 가산점에 따른 유·불리가 분명히 나타난다는 점에 유념할 것”을 당부했다.

분할모집 대학, 모집군별 합격선 차이 살핀 세부적인 지원전략 세워라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군에 따라 수능과 학생부 반영비율을 달리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건국대는 정시?가’·’나’군에서 수능 100%로 선발하지만, ‘다’군에서는 학생부 성적을 30% 반영한다. 이와 같이 분할모집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 100%’ 전형과 ‘수능+학생부’ 전형으로 전형방법을 이원화했다. 이에 따라 모집군별 합격선에도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분할모집을 실시했던 성균관대 인문계의 경우 정시?나’군 성적이 ‘가’군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최종 등록자 상위 누적 백분위 평균을 기준으로 인문과학계열의 경우 ‘나’군 합격생들의 수능 성적은 백분위 1.26% 였지만, ‘가’군 합격생들은 1.55%, 경영학부는‘나’군 0.6%, ‘가’군 0.9%였다. 특히 글로벌경영과 글로벌경제 ‘나’군 합격생 수능 성적은 각각 0.28%와 0.55%였던 반면, ‘가’군에서는 0.72%와 0.75%로 큰 차이를 보였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내게 유리한 활용지표를 판단하라

 <표1>에서 영역별 백분위가 90과 80에 해당하는 언어·수리?나’형·외국어영역 표준점수 차이를 보면 언어는 6점(123~117점), 수리?나’형 11점(131~120점), 외국어 7점(126~119)인 것을 알 수 있다. 영역별 백분위 차이는 같더라도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했을 경우‘수리?나’형>외국어>언어’ 순으로 점수차가 벌어진다. 즉, 수리?나’형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유리하단 얘기다. 반대로 언어·수리?나’형·외국어 표준점수가 모두 125점이라고 가정한 뒤 백분위를 따져보면 언어영역이 90과 95 사이에 있어 가장 높고, 외국어와 수리?나’형 순인 것을 알 수 있다.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에서는 언어영역 성적이 좋은 학생의 합격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상에듀 이치우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쉬운 수능’의 영향으로 동점자가 많아질 경우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 활용지표에 따른 유·불리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자신의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상대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뒤 강점을 보이는 지표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석호·정현진 기자 bully21@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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