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희 박사 저서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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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박사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 전에,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조언했다.

아이들의 사소한 행동부터 공부에 이르기까지 엄마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엄마의 언어습관과 행동은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때로 엄마들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 주기도 한다. 아이들의 마음 속에 상처의 대부분은 일상을 함께하는 엄마와 연결돼 있다.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잔소리를 하고, 꾸중을 하는 것이 때로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기도 한다.

심리학자이자 한국 알트루사 상담소 소장인 문은희 박사는 우리나라 엄마들과 서양 엄마들의 우울증을 수년간 비교·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문 박사는 ‘포함 단위’라는, 한국인만의 독특한 심리구조를 찾아내 ‘포함’ 이론을 정립했다. 포함 이론은 자녀교육에서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원인을 밝히는데 실마리를 제공한다. 포함이론은 자녀의 행복과 불행이 자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자녀를 포함하고 사는 엄마의 것으로 간주되는 것을 당연시하게 여기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정확히 짚어준다. 문은희 박사는 자신의 저서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에서 엄마들이 자녀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있는지 묻고 있다.

문 박사는 “엄마들은 지금껏 아이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해왔지만, 정작 아이가 필요로 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마들이 일상생활에서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려 하지 않는 것이 소통부재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문 박사는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녀가 가진 꿈을 키워주기보다는 사회적 성공의 기준에 맞춰 살아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들이 자녀가 겪는 어려움을 함께 풀어가기보다, 해결방법을 알려준 후에 “이제 됐지?”라는 식으로 결론짓곤 한다”고 지적했다. 문 박사는 엄마들의 이러한 교육방식의 원인을 우리의 사회·문화적습성에서 생긴 ‘포함’이라는 심리구조에서 찾는다.

우리 문화에서는 자녀교육의 대부분을 엄마들이 떠맡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엄마들은 자녀의 미래를 혼자 걱정하며 고군분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로 엄마들은 아이를 나와 다른 독립된 존재로 보지 못하고 머리와 가슴에 ‘포함’하고 살아간다. 자녀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를 엄마 자신의 것과 구분하지 못해 아이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문 박사는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를 통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잘 풀리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엄마, 사랑인 줄 알고 저지른 잘못 때문에 아이를 아프게 하는 엄마에게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문 박사가 알트루사 심리 상담소에서 수많은 엄마들을 만나며 겪었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엄마들이 자녀를 포함하고 살 수밖에 없는 심리 구조와 우리사회의 문화 습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자녀를 이해하고 서로간의 공감대 형성의 길을 제시한다. 문 박사는 엄마들에게 자녀교육을 위해 각종 자료를 읽고 전문가의이야기를 듣기 전에, 먼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아이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 문의=(주)위즈덤하우스 www.wisdomhouse.co.kr, 031-936-4063

<채지민 pd myjjong7@joongang.co.kr 사진="위즈덤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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