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누가 이끌까 … 정상화 시험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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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대가 11일 재단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지난 7월 17년 만에 임시이사 체제를 벗어난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은 이날 첫 이사회를 연다. 안건은 학원 정상화의 첫 걸음을 떼는 이사장 선출이다.

 앞서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영광학원의 정이사로 7명을 선임했다. 정관에 따라 이 가운데 한 명이 호선으로 이사장에 선출된다.

 신임 이사장 선출이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정이사 7명은 종전재단 측 추천 인사 3명과 학원정상화 추진위 측 2명, 교육과학기술부 측 2명 등 어느 한쪽도 과반이 되지 않도록 선임된 때문이다.

 종전재단 측과 학원정상화 추진위 측은 서로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가 이사장으로 선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종전재단 측을 대표하는 이근민 교수는 “건학 이념과 기독교 정신을 이어갈 인사가 이사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며 “사분위가 종전재단 쪽 정이사를 가장 많이 선임한 만큼 신임 이사장도 비율이 가장 높은 쪽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렇지만 학교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고 학원 가족을 다 품을 수 있는 사람이 합의로 선임된다면 누구든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학원정상화 추진위 측과 교수회는 대학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신임 이사장이 종전재단 측 인사로 선임되면 학원 갈등이 재연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학원정상화 추진위 측은 교과부의 보이지 않는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학 정상화의 책임이 있는 교과부가 구성원의 바람을 저버린 채 갈등을 부를 이사장 선임을 두고 보겠느냐는 것이다.

 정상화 범대책위원회와 차기 교수회 김진상 의장은 9일 종전재단 측 추천 이사들의 이사장 선출을 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새 이사장 선출이 미래를 향한 웅비의 첫걸음이냐 아니면 혼란과 퇴보로 가느냐를 결정한다”며 “종전재단 측 이사가 이사장으로 선출돼 학원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의호 기자

◆학교법인 영광학원=대구대와 대구사이버대, 특수학교 등 10개 교육기관에 학생·교직원 등 구성원은 2만8300여 명이다. 졸업생은 10만 5000명쯤 된다. 학내 분규 등으로 1994년 2월부터 17년 동안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오다 지난 7월 사분위 결정으로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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